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으면서 취재 현장에서 마주하는 풍경이 더 다양하고 선명해졌다. 제3자로서 한 발 떨어져 지켜보면 때로는 묘하고, 불편한 순간들을 목격하게 된다.
지난 9일과 13일, 15일 민주당 도당사. 당내 경선 결과를 기다리는 기초단체장·지방의원 후보와 참모진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악수를 건네는 손에는 땀이 가득 배어 있었다. 당내 경쟁자를 대하는 표정에는 묘한 분위기가 묻어났다. 이름이 차례로 불리고, 회의실에 들어가 결과를 듣고 나온 이들의 얼굴도 엇갈렸다. 누군가는 굳은 표정으로 문 밖을 나섰고, 누군가는 주먹을 불끈 쥐거나 타인을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이도 있었지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재심 신청 방법을 문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욱철 도당 선관위원장은 “개표 후 좌절하는 인물들의 얼굴을 눈 앞에서 보는 일이 참 잔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전 속초중앙시장 입구.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 당원들과의 화기애애한 인사가 끝나고 시장 초입에 들어선지 얼마 안 됐을 때, 욕설이 들렸다. 차마 활자에 담을 수 없는 말을 소리지른 상인은 몸소 욕을 표현하는 몸짓도 화려하게 선보였다. 정 대표 일행은 ‘이런 분들도 계시다’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같은 날 오후, 춘천 풍물시장에서도 많은 상인과 시민들이 정 대표 일행을 반가워하며 ‘강원도를 꼭 바꿔달라’고 응원의 말을 보냈지만 어느 순간 ‘나는 너 싫어해!’라는 외침도 함께 들렸다.
그리고, 최근 춘천 온의동에서는 또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민주당 우상호 강원지사 예비후보의 얼굴이 걸린 건물과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지사 예비후보의 얼굴이 걸린 건물이 직선거리로 200m도 안 되는 곳에 자리잡았다. 두 후보 캠프 인사들이 벌써 몇 차례 어색하게 스쳐지나가는 장면도 목격됐다.
기대와 실망, 환호와 거부. 이 모든 장면들은 선거라는 ‘이벤트’에서 유난히 선명해졌을 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해 관계가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 뒤섞여 있는 ‘어색한 동거’ 의 단면이다. 6·3 지방선거 이후를 생각해본다. 선거가 끝난다고 해서 이 풍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당내 경선으로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경쟁을 벌인 상대, 이유가 있든 없든 서로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울타리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본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으며 서로를 비판하고 깎아내렸던 상대 역시 마찬가지다.
지지 후보를 택하는 기준은 다양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후보들이 불편한 사람들과 끝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식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지다. 불편한 동거는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누가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집’에서 서로 다른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 것인가. 앞으로 4년간 ‘같이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정할 사람을 뽑는 일이 이제, 48일 남았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