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 전역이 미래 먹거리 선점 경쟁으로 뜨겁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선거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최근 여야 후보들이 강원지역의 미래를 바꿀 핵심 동력으로 ‘AI 산업 유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과 성과 경쟁이 선거판의 최대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산업이 단순한 IT 도입을 넘어 지역의 산업 지도를 바꾸고 재정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메가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후보들이 사활을 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표심을 잡기 위한 과열 경쟁이 자칫 알맹이 없는 폭로전이나 성과 가로채기 공방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 또한 깊어지고 있다. 선제공격에 나선 우상호 후보는 강릉 일대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유치 성공을 발표하며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0년간 최대 70조원이 투자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이며, 이미 국내 5대 대기업 중 한 곳과 최종 협의를 마쳤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내놨다. 우 후보의 언급처럼 첨단 IT 분야부터 건설·물류에 이르기까지 20만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0조원 규모의 세수가 증대된다면, 이는 강원자치도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낮은 재정 자립도를 단숨에 극복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김진태 후보 측의 반발 역시 예리하다. 김 후보 측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앞서 민선 8기 도정에서 ‘동해안 데이터센터 벨트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추진해 온 연속성 있는 현안 사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강릉 AI 데이터센터 건립 기공식을 가졌고, 동해와 삼척을 잇는 전력 및 산업단지 개발계획을 구상해 왔다는 점에서 우 후보의 발표가 ‘남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격''이라는 비판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진 공방의 불투명성이다. 김 후보 측은 우 후보가 가장 중요한 대기업의 실명을 공개하지 못하는 점을 들어 ‘허위사실 유포''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으며, 우 후보 측은 ‘기업 경영 보안상 신의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화려한 수치와 비전이 선거용 ‘신기루''에 그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현 가능성과 구체적인 로드맵이 반드시 검증돼야 한다. 강원자치도는 그동안 중첩된 규제와 지리적 여건 탓에 첨단 산업의 변방에 머물러 왔다. 그런 의미에서 여야 후보 모두가 데이터센터를 강원의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정책 경쟁을 벌이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 AI 산업은 전력 수급, 냉각수 확보, 주민 수용성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한 복합 방정식이다. 따라서 후보들은 자신이 구상하는 이 산업이 기존 도정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그리고 거대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규제 완화와 인프라 조성 방안은 무엇인지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