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영면에 든 조일현 전 국회의원의 정치 역정이 지역사회에서 회자되고 있다. 한 평생 용기있게 소신을 지키며 도전의 삶을 살아온 그의 발자취를 추모하는 글도 잇따랐다.
지역사회가 가장 먼저 떠올린 장면은 2005년 11월23일, 국회 본회의장이다. 당시 고인은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에 대한 열린우리당측 찬성 토론자로 나서서 “쌀 협상이 농업과 농민 입장에서 100% 잘됐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협상을 안 받는 것보다는 받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저는 맨발로 사는 닭발보다 더 험하게 사는 농사꾼의 자식입니다’로 시작되는 바로 그 연설이다.
고인은 이 연설에서 위기를 미리 예견했던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 자신이 믿는 지동설을 과감하게 주장했던 갈릴레이를 언급하면서 “우리가 더 나은 곳으로 가려면 (비준동의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국 농업과 농민이 가야할 길은 협상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 죽을 힘으로 삽시다”고 호소했다.
여야의 대치가 팽팽했지만 고인의 연설 직후 국회는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을 최종 통과시켰고, 고인은 일약 스타 국회의원으로 주목받았다.
여세를 몰아 이듬해 9월에는 강원 출신 첫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으로 선출, 열악한 지역 SOC사업의 물꼬를 텄다.
고인은 "초등생 시절 집과 학교 사이에 다리가 없어 장마 때 큰 불편을 겪었는데 당시 다리를 놓아준 국회의원을 보고 꿈을 갖게 됐다”며 “이제 건교위원장으로서 전국의 균형발전을 위한 ‘소통의 다리’, ‘불균형을 해소하는 다리’ 그리고 ‘마음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해 울림을 줬다.
재선 임기 만료 후에도 자신만의 정치영역을 만들며 용기있는 도전을 이어갔다. 총선과 도지사 선거에 여러번 출마해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지역사회가 인정하는 ‘정치인 조일현’으로 우뚝섰다.
고인은 이번 6·3지방선거에서도 도교육감 주자로 나서 새 교육비전을 제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으나 최근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그 여정을 멈췄고, 병원에서 일주일여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진보당 홍천군위원회는 18일 논평을 내고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이 생전에 일구고자 했던 이 땅의 민주주의와 홍천지역 정치 발전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추모했다.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도 “‘정직하고 정의로운, 깨끗한 도지사가 필요하다’는 4년 전, 지지선언 당시 하셨던 말씀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며 “끊임 없는 도전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바로세우려 했던 조일현 전 국회의원의 진심을 잊지 않겠다”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0일 오전5시, 장지는 용인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