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지역 R&D 전폭 지원 기조는 자금과 인력난에 시달리던 지역 산업계에 가뭄 끝의 단비와 같다. R&D ‘탈서울’ 기조는 지방 소멸을 막고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이자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다. 하지만 이를 소화할 내부 역량이 부족하다면 ‘R&D 균형발전’은 구호에 그치고 만다. 이러한 정책적 변곡점에서 춘천시가 주목해야 할 핵심 키워드는 바로 ‘임베딩(Embedding, 지역 착근성)’이다.
일시적인 자금 확보에 안주하기보다, 수도권의 유망 바이오기업과 핵심 인재를 춘천 생태계에 깊숙이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특히 푸드테크, 헬스에이징, 진단산업을 ‘AI-양자 융복합 산업’으로 유기적 결합을 이룰 때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 생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수도권 인접 비수도권’이라는 지리적·법적 최적지를 무기 삼아 정부 예산을 선점해야 한다. 춘천은 수도권 접근성을 누리면서도 법적으로 ‘비수도권’ 지위를 갖는 독보적인 지역이다. 이는 수도권 기업들이 직원 이탈을 최소화하며 ‘비수도권 R&D 할당 예산 50%’를 흡수할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다. 강원자치도와 춘천시는 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춘천 거점 확보를 통한 R&D 공동 수주 패키지’를 선제적으로 제안해 상호 윈-윈해야 한다.
둘째, ‘고경력 바이오 지성’의 집단화로 R&D 체급을 올려야 한다. 바이오산업은 인재 의존도가 높지만, 기업들은 ‘전문 인력 공급’의 한계로 지방 이전을 망설인다. 청년 인재 유치와 더불어 국내외 고경력 은퇴 과학자 및 바이오 전문가 인프라를 대학과 연계해 체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는 고도의 기술력을 갈망하는 유망 기업들이 인력 걱정 없이 춘천을 선택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다.
셋째, ‘규제 해소 연구 테마’와 고정자산인 ‘공공 제조 시설’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계적 블루오션인 헴프(HEMP, 대마) 산업에 대해 강원자치도가 제4차 강원특별법 개정을 통해 규제를 과감히 풀어낸다면 앵커기업 유치는 현실이 된다. 이와 함께 시제품 생산과 공정 개발을 대행할 공공 CDMO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춘천에서 공정을 개발하고 허가를 획득한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춘천을 영구적인 생산 기지로 인식하게 된다.
넷째, 푸드테크·헬스에이징·진단 등 ‘3대 융합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미래 먹거리인 푸드테크로 고부가가치 식품 공정을 최적화하고, 헬스에이징 산업으로 메디컬푸드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여기에 세계적 수준인 춘천의 체외진단 산업을 정밀의료와 연계한다면 수도권 융복합 기업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거대한 유인책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R&D 예산 확보 소관 부처를 산업부와 중기부 중심에서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과감히 다변화해야 한다. 우리가 주목하는 융합 산업은 전 부처에 걸쳐 혁신 과제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부처별 예산의 칸막이를 허물고 전방위 고리를 연결하는 기획력이 요구된다.
R&D 예산의 지방 할당은 대한민국 혁신 지형을 재편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춘천은 지난 20여 년간 바이오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해 낸 저력이 있다. 이제는 일시적 보조금을 넘어 기업의 실질적 제조 자산과 최고의 인재를 결속시키는 ‘융합형 임베딩 전략’을 펼쳐야 한다. K-바이오헬스 융합 벨트를 선도하는 세계적 허브로 당당히 도약할 춘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