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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도 없다”고 했다. 일정한 생업이 있어야 마음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백성에게 도리를 말하기 전에 삶의 터전을 먼저 물은 말이다. 오늘의 농어촌에도 그대로 닿는다. 소득이 불안하면 태어나는 아이가 줄고, 시장이 닫히고, 버스와 병원도 멀어진다. 사람이 떠난 뒤 세우는 개발계획은 늘 늦다. ▼알래스카는 석유·광물 수익 일부를 영구기금으로 쌓아 주민에게 배당해 왔다. 자원에서 생긴 부를 공동체와 나누자는 발상이다. 정선도 특수한 역사를 안고 있다. 폐광과 강원랜드 카지노, 관광산업의 굴곡 속에서 주민이 감내한 시간이 있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시혜가 아니라 지역을 지켜 온 주민에게 돌아가야 할 사회적 몫이다. 장보기와 외식, 약국과 택시 이용이 늘면 골목상권 매출이 오르고 지역 일자리도 버틸 힘을 얻는다. ▼정선군이 올 2월 지급한 농어촌기본소득 44억5,155만원 가운데 26억3,619만원이 일주일 만에 지역에서 쓰였다. 정선아리랑시장 상인들은 손님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역화폐가 장바구니와 점심값, 기름값으로 바로 쓰인 셈이다. 이 같은 ‘정선 효과''는 인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3만3,609명이던 총인구가 올해 5월 말 3만5,113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 순수 전입인구만 3,629명에 달한다. 기본소득 월 15만원이 시장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6·3 지방선거에서 도내 최초의 ‘4선 자치단체장''이 됐다. 기본소득 시범사업지 선정과 영구화 공약은 군민 표심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4선은 ‘영광''이자 곧 ‘책임''이다. 선거 공약으로만 남겨서는 안 된다. 재원 확보, 소상공인 연계, 교통·의료 기반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지급 절차와 사용처 관리, 실제 매출 효과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 적수성연(積水成淵)이라 했다. 물방울이 모여 깊은 못을 이룬다. 정선형 농어촌기본소득이 진정한 전국 농어촌의 모델이 되려면 지금부터가 진짜 책임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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