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도·농 통합 현지를 가다]2.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항 전경. 강릉=권태명기자

 -생선 비린내 사라진 어촌… 관광산업 육성 '발버둥'

 강릉시 주문진읍은 1940년 면에서 읍으로 승격돼 도내 읍 가운데 철원읍(1930년) 다음으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읍이다.

 이 때문에 주문진읍은 명주군의 중심지를 자부하며 강릉시와 명주군이 통합되기 전 강릉시내에 있던 명주군청을 유치하려는 운동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명주군이 강릉시와 통합된 이후 인구감소가 이어진데다 어족자원 고갈 등으로 인해 지역의 주력 산업인 수산업과 수산가공업이 쇠락하며 지역 경제도 동반 침체되고 있다.

 ■인구 감소

 도·농 통합 이전인 1994년 2만8,863명에 이르던 인구가 2000년 2만6,151명, 2002년 2만5,643명 등으로 해마다 줄어 지난 4월말 현재 2만1,752명으로 줄었으며 1994년 78명에 이르던 읍사무소 직원들도 인구감소로 인해 현재 당시의 절반도 안 되는 38명으로 줄었다.

 ■열악한 정주 인프라

 주문진읍에 거주하는 이모(여·40)씨는 매일 저녁 10시30분만 되면 강릉시내 고교에 재학 중인 딸 아이를 데리러 나간다. 왕복 40여분의 고된 일정이지만 딸의 교육 때문에 자청하고 나선 일이다.

 현재 주문진에는 주문, 주영, 신영초교 등 초등학교 3곳과 주문진중, 주문고와 강릉정보공고 등 2개의 고등학교가 있지만 해마다 학생이 줄어드는 등 교육 공동화 현상 마저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주문진에서 강릉까지 통학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 1998년 주문진지역 교육발전을 위해 강원도립대를 설립했지만 매년 입학정원조차 채우지 못해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시설 뿐만 아니라 문화시설도 전무한 상황이다.

 강릉시가 평생학습도시를 중점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들을 위한 교육시설은 주문진 문화교육센터가 유일하다.

 주문진 문화교육센터 내 문화의 집이 있지만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강릉교육청에서 명주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시설 등이 노후해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체육시설로는 주문진 실내체육관과 강북공설운동장이 있지만 이 마저도 시민들이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2005년 51억9,000만원을 들여 완공한 강북공설운동장의 경우 잔디 구장이 아닌 마사토로 조성되고 육상 트랙조차 설치되지 않아 주문진읍과 연곡면 주민들이 반발해 기능 보강사업에 나섰다.

 이와 관련, 일부 주민들은 “도·농 통합 이후 기존의 시 지역에 치우친 정책으로 옛 명주군 지역이 소외받고 있다”며 “매년 학생이 감소한다는 이유로 학교가 줄고 문화·체육시설 조차 예산이 없다며 변변한 시설 조차 마련하지 못해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수산업 침체와 자구 노력

 주문진읍을 대표하는 산업인 수산업이 어족자원 고갈, 기상이변 등으로 수산물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자 지역경제 전체에 타격을 입히는 동시에 수산물가공업 등 관련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때 국도 7호선을 따라 주문진읍내로 들어설 경우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생선 비린내 등 특유의 냄새를 이젠 맡을 수 없게 돼 공기가 좋아진 반면 수산업 경기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기도 하다.

 주문진 수산시장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환경개선사업을 비롯해 고객중심의 서비스, 상인 의식개혁 운동, 불친절 바가지요금 근절, 판매자 실명제 등을 추진하며 성공한 재래시장의 벤치 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강원도립대 주관 '주문진오징어 명품브랜드화 사업'이 최근 산업자원부의 지역 연고 산업 진흥 사업으로 확정됨에 따라 주문진읍이 명실상부한 '오징어 명품도시'로 변모하게 됐다.

 강원도립대는 산업자원부, 도, 강릉시의 지원으로 사업을 총괄해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3년간 국비 30억원, 도비 3억원, 시비 6억원 등 45억8,300만원을 투입, 기술개발, 전문인력양성, 마케팅 등 산학연 협력요소를 연계·추진할 계획이다.

 또 지난 2월 강원도립대와 주문진번영회(회장:이용태)는 심각한 오염현상으로 하천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주문진읍 신리천을 살려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신리천살리기운동본부를 결성하고 활동을 시작했으며 주민들도 하천 둔치에 꽃밭을 조성하는 등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릉시, 주문진권 개발 방안

 주문진읍은 2004년부터 올 연말까지 4개년 계획으로 소도읍 가꾸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국비 100억원 등 모두 270억2,500만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읍청사 이전과 향호 호수 산책로 조성, 공원 조성, 도시계획도로 개설, 공설운동장 조성, 공설 지하 주차장 조성, 신 시가지 조성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사천면 산대월리~주문진을 잇는 4.3㎞ 해안순환도로 개설과 북강릉 나들목~사천해수욕장간 2.5㎞ 고속도로 연결 도로 개설, 주문~장덕간 산악순환도로 개설 사업 등 교통망 확충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관광객이 몰리는 주문진 재래시장을 수산물 전문시장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강릉시는 오는 11월까지 주문진읍 등 읍·면 지역 권역별 종합 발전 계획을 수립,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시행키로 했다.

 이문철 강릉시 지역개발사업단장은 “지난 3월 마련한 북부권 종합개발계획 초안에서는 9개분야 63개 과제를 설정했다”면서 “앞으로 선진 우수지역 벤치 마킹과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한 자문단 의견, 주민 의견을 수렴해 사업 계획을 확정,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가 견해

 홍창의 관동대 교통공학 전공 교수는 “주문진이 발전하려면 수산업이 예전과 같은 영화를 되찾기 어려운 만큼 관광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교수는 최근 국도 7호선이 확장되고 동해고속도로 북강릉, 양양 현남 나들목이 개설되면서 주문진을 찾는 교통·관광 물량이 급증했으나 내부에서 이를 수용할 태세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단지내 도로·주차장 확충과 더불어 해안 경관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인도를 대폭 확충하고 전근대적인 상가, 가옥 등을 과감히 재건축·재개발해 아름답고 쾌적한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교수는 이를 위해 도시기본계획 수립시 상주 인구 이외에 미미하게 반영되는 유동 인구에 대한 부분도 보다 비중 있게 반영해 주는 국가 정책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교수는 “주문진은 현재 외부 접근 도로망이 대폭 확충되면서 수산물 시장 등을 찾는 유동 인구가 급증했지만 부족한 내부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광객을 유인할 만한 값진 볼거리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시 침체될 수 있다”면서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고달순·정익기·조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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