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실향민들 '이산가족 자유상봉' 간절히 기원
“이산가족 1세대들이 계속 세상을 뜨는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자유로운 상봉이 이뤄져야 합니다.”
도내 실향민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산가족 자유상봉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이번 회담을 바라보는 실향민들은 얼마 남지 않은 이산가족 1세대들이 죽기 전에 고향의 가족을 만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화상상봉 대상자로 선정됐던 김명호(98·춘천시) 할아버지는 지난 8월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에서 열린 제6차 남북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앞두고 지난해 숨을 거둬 주위를 안타깝게 했었다.
함경남도 여흥이 고향인 김정래(92·양양군) 할아버지는 “얼마 남지 않은 인생 고향 산천에 한번 가서 땅을 밟아보고 조상의 묘라도 참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내 대표적인 실향민촌인 속초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은 그 누구보다도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실향민 1세대 김성필(70)씨는 “그동안 수많은 이산가족 상봉이 있었지만 아바이마을 출신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에서 만남의 광장을 열어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최근 임진각에서 열린 실향민 합동경모제에 참석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들의 상시면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금강산에 건설 중인 이산가족면회소가 내년 3월께 완공되면 상시적 면회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남북 양 정상이 만나면 상시 상봉을 위한 상봉제도화와 고향을 오고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국내 이산가족상봉 신청자 수는 12만5,000여명에 달하며 2000년 이후 모두 15차례의 상봉이 이뤄졌다.
김만송 이북5도민회도연합회장은 “두 번째 정상 간 만남이어서 1차 때보다 기대가 더 크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소원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h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