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3·1절 단축마라톤대회와 시민건강달리기대회가 함께 펼쳐진다.
강원일보사가 일제에 항거한 순국선열들의 독립정신과 얼을 기리고 도민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개최하는 '마라톤 축제'다.
나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이 대회에 참가해왔다. 올해 레이스를 앞두고 또 설렌다. 더욱이 나 자신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여서 감회가 새롭다. 40대에 처음 참가했는데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레이스를 할 만큼 마라톤의 정년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운동이 마라톤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마라톤을 즐기며 10㎞ 22회, 하프코스 30회, 풀코스는 24회 완주했다. 특히 2006년에는 제112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완주했다. 마라톤 마니아들이 '꿈에서라도 참가하고 싶다'는 코스를 달렸으니 더없는 영광이다. 공직에 몸담은 사람이 이런 특별하고 멋진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3·1절 마라톤이었으니 강원일보사에 감사할 따름이다.
로키산맥의 해발 3,000m 지대는 수목 한계선이다. 이곳의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곧게 자라지 못해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있다'고 표현한다. 혹독한 환경에서 버티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나무들은 세계에서 가장 공명이 큰 명품 바이올린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혹한을 견딘 나무들이 멋진 소리를 내는 명품 바이올린으로 거듭나 그 가치가 더 빛을 발하는 이유는 거친 바람, 그 매서운 시련을 이겨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달리기도 로키산맥의 나무와 같다. 역경을 이겨내야 하는 힘들고 외로운 싸움이다.
나의 마라톤을 권하는 이유다. 첫째, 전신운동이다. 심폐 지구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전신의 근력 향상과 체력 저하를 방지해 준다. 마라톤은 신이 내린 최대의 선물이라고 믿는다. 더욱이 고령자들은 건강, 외로움, 경제적 어려움 3고(苦)를 겪는다. 마라톤은 경제적으로도 그다지 부담이 없어 고령자들이 3고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운동이다.
둘째, 자신의 능력에 맞춰 운동량을 적정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다. 마라톤 풀코스에 구애받을 필요 없이 1㎞, 5㎞, 10㎞ 하프마라톤 등 단계별 목표를 정하여 실천할 수가 있다. 우선 1,000m부터 달린다. 힘들지 않다면 한 번 더 달린다. 이런 연습을 반복하면 비록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할 수 있다. 작은 목표부터 이뤄가다 보면 마침내 성취하는 것이다. 마라톤은 그래서 꼭 우리네 인생과 닮았다.
셋째, 러닝하이(Running High)를 체험할 수 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러닝하이라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달리기 애호가들이 경험하는 즐거운 도취감이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우울증 치료, 전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어깨 결림 등 몸에 쌓인 피로를 푸는 효과도 있다.
로키산맥의 나무처럼 아름다운 명품 바이올린 선율을 내는 삶을 위해 달려보자. 귀찮음, 힘듦,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 달리기에 도전할 것을 권한다. 강원일보사의 3·1절 시민건강달리기대회는 18개 시·군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도민 달리기 축제다. 올해도 솟구치는 봄기운을 가르고 힘차게 달리며 '젊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재호 강원테크노파크 행정지원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