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이나 빛에 푸르게 변한 경우
섭취 시 목숨 잃을 수도 있어
감자(Potato)는 페루나 칠레의 안데스산맥지대가 원산지로, 세계적으로 5,000여 품종이 있으며, 염색체는 24개(2n, 2배체)인데 3배체, 4배체, 5배체 등 여러 것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감자를 '마령서(馬鈴薯)'라 했는데 이는 말에 달고 다니는 방울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감자(Solanum tuberosum)는 가지과의 한해살이풀인데, 같은 과에는 꽈리, 가지, 고추, 구기자나무, 까마중, 담배가 있다. 무엇보다 이들 식물의 꽃을 보면 서로 많이 닮았는데, 서로 가까운 생물일수록 생식기도 유사한 법이다. 감자의 덩이줄기(괴경·塊莖·Tuber)에는 오목 들어간 눈(Eye)이 나 있고, 거기서 어린 싹이 돋아난다.
6월 경이면 잎겨드랑이에서 긴 꽃대가 너푼너푼 자라 나와 끝자락에 별(星)꼴을 한 꽃이 열리니, 샛노란 수술을 지닌 5갈래로 얕게 갈라진 꽃잎은 흰색, 보라색, 붉은색 등 다양하고, 대개 타가수분(Cross-pollination)을 하지만 일부는 자가수분(Self-fertilizing)도 한다.
그리고 감자밭에서 잎줄기를 만지거나 스치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은 물론, 감자에서 튼 싹에는 알칼로이드(Alkaloid)의 일종인 솔라닌(Solanine)이나 차코닌(Chaconine)이 들어 있으므로 움이나 빛에 푸르게 변한 감자는 먹지 않는다.
이들 독은 두통, 설사, 경련, 혼수상태에 이르며 종국에 목숨을 잃는 수도 있다 한다. 그런데 이런 독성물질은 감자포식자(천적)인 여러 곤충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담배가 니코틴을 만드는 것도 같은 원리다.
하지만 감자 잎이 어느 정도 자라면 큰 점이 28개가 난 '큰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왕무당벌레붙이)'가 별안간 바람을 타고 나타난다. 잡아도 끝없이 날아드니 농약을 확 뿌리고 싶어지나 내 손녀가 먹을 감잔데 하면서 참는다. 이 녀석이 진딧물을 잡아먹는 익충인 무당벌렌가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가지과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 해충이 아닌가. 무당벌레면 다 진딧물을 잡아먹고 사는 이로운 무당벌레로 알았던 내가 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