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9월18일 새벽 강릉시에 큰 경사가 있었다. 미국 LA컨벤션에서 열린 2022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지능형교통체계) 세계총회 현장에서 2026년 ITS 세계총회 개최지로 최종 선정된 것이다. ‘교통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6 ITS 세계총회의 강릉 유치를 계기로 교통오지로 인식됐던 강원도가 첨단 교통망의 전진기지로 부상할 기회를 맞았다.

■ITS 세계총회=ITS는 전자, 정보, 통신, 제어 등의 첨단기술을 교통 인프라와 이동수단에 적용시켜 효율적으로 교통정보를 관리·제공하고 교통편의와 안전 및 에너지 절감 등 환경친화적 교통체계를 구현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교통시설의 이용을 극대화하고 교통수단의 수송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교통수단의 실시간 관리·제어 및 교통정보의 실시간 수집·활용이 가능한 환경친화적 미래형 교통체계다. 2026년 10월 강릉 올림픽파크 일원에서 펼쳐질 ITS 세계총회는 약 90개국이 참여해 2만명의 전문가 및 기업인, 일반 관람객 20만명이 몰리는 국제 행사다. 장관회의, 학술세션, 전시회, 기술시연·시찰, 비즈니스 마켓 등이 진행된다.

■ITS 총회 후 무엇이 달라지나?=강릉시는 2020년 2월 ITS 세계총회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된 후 국비 294억원 등 총 사업비 490억원을 단기간에 투입해 6개 분야의 ITS 기반구축사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ITS 기반구축사업은 △CCTV 등 교통정보 수집 제공 시스템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주차정보 통합 플랫폼 △스마트 교차로 △보행자 안전지원 시스템 △자가통신망 등이다. 서울, 부산 등 ITS 개최도시를 비롯한 광역시를 제외하면 중소도시 중 가장 독보적인 지능형교통체계를 갖춘 도시가 됐다.
주요 ITS 구축사업으로는 2021년에 490억원을 들여 기본교통정보제공, 스마트신호,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주차정보, 자가통신망, 센터 시스템을 조성했다. 또 올해 100억원을 투입해 신규 센터 구축 공간구성, 자율주행 기반 시스템을 완성했다. 2023년에는 160억원을 들여 보행자 안전시스템, 민간 내비게이션에 교통안전정보를 개방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또 현장에서 분석되는 교통정보 데이터를 운전자에게 즉시 전달할 수 있는 도로전광판(VMS)을 강릉 도심·외곽지역 25개소에 설치, 운영한다. 운전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교통정보 및 도시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와 모바일 서비스를 추가 제공한다. 교통·방범·재난·환경 등에 대한 실시간 정보제공으로 안전한 도시를 조성하는 정주여건 개선으로 이어진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ITS 개최도시 명성에 걸맞은 교통·운송 관련 관광 인프라 개발도 제시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심과 해변 관광지 구간에서 운행될 예정인 것을 비롯해,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이동수단)의 시범 운영도 ITS 개최 시기인 2026년 이전에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원도, 첨단 교통망 전진기지 급부상=ITS 세계총회 강릉 유치를 계기로 정부와 강원도가 내년부터 도 전역의 지능형교통체계에 800억원 이상을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전국 최대 수준의 투자액이다. 도는 2023~2024년 2년동안 춘천, 원주, 강릉, 속초, 삼척 등 5개 지역 ITS 확충에 442억7,900만원(국비 253억원·지방비 169억원)을 투자한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경기(827억원)에 이어 전국 두 번째다. 3위인 충남(210억원)보다 도가 2배 이상 많다. 국비 확보액 역시 경기에 이어 전국 2위다.
지역별로는 ITS 세계총회 개최지인 강릉에 가장 많은 160억원이 투입된다. 132억원이 투자되는 춘천의 경우 시청 앞 교차로~두산위브아파트삼거리, 도청광장교차로~공지천사거리, 온의사거리~칠전사거리 등 60㎞ 구간에 스마트 교차로와 긴급차량 우선신호등 첨단신호제어시스템을 갖춘다. 실시간 교통량 수집을 통한 도심 교통난 해결이 목표다. 원주는 30억원을 투자해 만종교차로~기업도시사거리 등 20.4㎞에 교통정보 수집 및 정보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혁신도시 10㎞ 구간에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를 도입한다. 속초는 도심 주요 도로 30㎞에 실시간 교통관리체계를 갖춰 교통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운전자의 노선 선택을 돕는다. 또 삼척은 29.7㎞ 구간에 스마트교차로 등을 도입, 7번 국도의 정체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속초와 삼척에는 각 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내년 국비 386억원을 들여 도 전역의 국도에 스마트CCTV와 결빙구간 노면센서 등의 ITS를 구축한다.
도 관계자는 “ITS 세계총회 유치를 위해 도와 강릉시가 3년여간 많은 노력을 했고, 첨단 교통체계를 기반으로 한 국제적인 마이스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최영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