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기사식당 제육볶음 1만원 넘었다…업주도 손님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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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값·인건비·공과금 삼중고 터져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 인상 선택해
기사식당 손님도 가격표 보고 근심
점심값 줄이고자 도시락 싸오기도

◇춘천의 A 기사식당 메뉴판 변화(사진 왼쪽부터 2015년, 2020년, 2022년도 메뉴판).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음식값이 1,000원 상승한 반면에 2020년부터 3년동안 3,000원이 상승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택시를 비롯한 운전기사와 서민들에게 든든한 한 끼를 책임져온 기사식당이 치솟는 물가와 인건비에 휘청이고 있다. 일부 기사식당에서 제육볶음을 비롯한 대표 메뉴들의 가격이 1만원 이상까지 뛰자 단골손님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22일 오전 찾은 춘천의 A 기사식당. 이곳에서 만난 사장 70대 이모씨는 식당 가계부 내용을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고춧가루, 쌀, 양파, 고기 등 대부분의 재료값이 2배 이상 뛰었다”며 “어쩔 수 없이 음식가격을 1,000원씩 올렸는데 지난해부터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겨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건비도 감당하기 힘들어진 이씨는 지난해 직원 3명 중 2명을 해고하고 가족들이 카운터와 홀 서빙 업무를 번갈아가며 돕고 있다.

◇22일 오전 찾은 춘천의 B 기사식당. 이곳의 메뉴판에는 가격이 인상될 때마다 새로운 가격표를 군데군데 덧붙인 흔적이 남아 있었다. 사진=김준겸 기자

기사식당을 애용하는 손님들도 1만원대의 가격표를 보고 한숨 짓고 있다.

기사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택시기사 40대 김모씨는 “택시비도 오르고 부제도 해제되며 매출은 점점 떨어지는데 기사식당 밥값까지 오르니 점심시간에 밖에서 밥을 먹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동료들 중에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석병진 강원도자영업자총연합회 이사장은 “그동안 기사식당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손님들의 인식으로 인해 업주들이 가격을 500원 조차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힘겨워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정부가 공과금 인하와 같은 지원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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