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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라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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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나 때는~’을 코믹하게 표현한 것으로 학교와 직장 등 사회에서 마주치는 ‘꼰대’들을 비꼬는 말이다. “라떼는~”으로 풍자되는 ‘꼰대’는 우쭐거리면서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를 뜻하는 ‘곤대짓’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의미는 지위나 권력이 높은 사람이 낮은 쪽에게 거들먹거리거나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기성세대의 규칙을 강요하거나 가르칠 경우 ‘꼰대’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젊은 꼰대’까지 등장하며 의미가 폭넓게 쓰이고 있다. ▼이 유행어가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9년 배우 김병철이 출연한 삼성생명의 광고 ‘책임지는 인생금융’ 편이 공개된 후부터다. 이 광고는 변화된 시대상을 표현했다. 김병철의 “야, 너 취직은 했니?”라는 꾸지람에 “저 일하는 거예요”라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조카, 반찬거리가 없다며 닦달하는 시어머니에게 “어머니, 요즘 누가 집에서 밥해 먹어요”라는 며느리, “저녁 뭐 시켜 줄까?”라고 묻는 상사의 질문에 “퇴근시켜 주세요”라고 대답하는 사원이 등장한다. ▼최근 한 공공기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990년대생 직원들은 함께 일하기 싫은 꼰대 유형으로 ‘라떼는 말이야(36.66%)’형을 가장 많이 꼽았다. “라떼는~”이라는 별명으로, 꼰대로 회자되는 도내 일부 자치단체장이 눈여겨봐야 할 설문조사 결과다. 과거의 치적이나 속칭 MSG(구라)까지 더해도 직원들은 같이 일하기 싫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입을 다물어야만 할까? 방법은 먼저 듣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제안자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 놓치고 있는 부분, 혹은 살짝만 다르게 생각하면 더 훌륭한 제안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제안에 대한 감사, 칭찬과 함께 알려주고 조언해 주는 것이다. 그게 바로 ‘통찰’이다. 자신의 제안을, 혹은 비판적인 문제 제기를 충분히 다 들어주고 조언을 하는 자치단체장에게 직원들은 결코 ‘꼰대’라고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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