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아포크린샘의 땀은 탁한 기름기에 끈적거리고, 단백질(protein)․탄수화물(carbohydrate)․지질(lipid)․스테로이드(steroid)가 들었고, pH 6~7.5이다. 겨드랑이․젖꼭지․배꼽․외음부․항문 주위에 분포하는데 가장 많이 있는 곳은 겨드랑이다. 이것도 원래는 무취(無臭)하나 세균이 땀 속의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냄새를 낸다. 아포크린샘과 지방선이 모공(毛孔, hair follicle)에 열려있어 피부나 모발을 반들반들 축축하게 보호하는 피지(皮脂, sebum)도 분비한다. 발생학적으로 보아 아포크린샘은 하급 땀샘으로, 사람에 따라 분비물에 세균이 들끓어 겨드랑이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니 이것이 액취증(腋臭症)이다. 그리고 날씨가 더울 때 피부에 나타나는 붉은색의 종기(발진, 發疹)나 물집이 톡 비어져 나오니 땀 관이 막혀서 땀이 술술 나가지 못하고 쌓여 염증이 생기는 병이 땀띠다. 한편 이 땀 냄새가 페로몬(pheromone) 역할을 하여 이성 간에 서로 끌리게 하며, 기숙사의 여학생들이나 늘 같이 붙어 다니는 절친한 친구, 직장동료들이 거의 한날한시에 일제히 생리, 배란하는 동조(同調, synchronization)현상을 보이니 이를 ‘매클린톡 효과(McClintock effect)’라 한다. 결국 사람도 화학물질로 일부 소통하는 것이 밝혀졌으니, 사람 몸 냄새는 120여 가지의 복합물질로 주로 에크린땀샘, 아포크린땀샘, 모낭(毛囊)에서 난다. 다시 말해 사람체취 또한 일종의 페로몬으로 눈을 가린 산모가 냄새만 맡고도 자기 아이를 골라낸다. 사람은 털이 없어진 대신 다른 여느 동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땀샘이 발달하여, 엄청난 냉각 효과를 내기에 오래오래 끈질기게 사냥감을 쫓을 수 있어 생존에 유리하단다. 보라, 지구상에서 오래달리기인 마라톤을 하는 동물은 사람뿐이 아닌가. 순발력 좋은 범이나 사자도 서 먹잇감 따라 안간힘을 다해 냅다 달리다가 땀을 못 흘려서 곧바로 몸이 열 받아 달림을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