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전통시장 경쟁력, 시장별 장점 살린 특화에 달려

강릉시가 최근 8개 전통시장의 시장별 장점을 살려 특화 발전시키기로 했다. 사회가 급속도로 변함에 따라 재래시장도 변화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다. 강릉 도심에는 중앙시장, 성남시장, 서부시장, 동부시장 등 4개 시장이, 주문진에는 수산시장, 건어물시장, 종합시장, 좌판풍물시장 등 전통시장 4개가 있다. 강릉시는 중앙·성남시장은 MZ세대 소비층까지 흡수하는 관광형 시장으로, 서부시장은 문화·청년 중심의 시장으로, 주문진권 시장은 야시장 활성화 공모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동부시장은 장기적인 도심 재정비사업을 위해 힘쓴다는 방침이다. 긴 안목으로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강릉시의 대책이 주목된다.

고객 수준에 알맞은 양질의 품질 관리와 서비스는 재래시장 활성화에 원동력이 된다. 보통 재래시장은 먹거리와 볼거리를 비롯해 인심 좋고 값싸고 훈훈한 정이 넘치는 고향의 향수를 맛보는 곳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고객 발길은 편리한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으로 옮겨 가는 추세다. 이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객을 위한 작은 문제부터 개선하며 발상의 전환으로 접근해야 할 때다. 재래시장은 한 도시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생활의 정취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에콜로지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냉난방기의 가동을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형 유통점에 비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그린시장이다. 대화 없이 기계가 찍어내는 가격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 쓸쓸한 도시의 모습이 반영돼 있는 대형 유통점과는 다른 공간이다. 접속은 많아도 접촉이 없어 외로운 도시 사회에서도 재래시장은 흥정이 있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정서의 공간이다. 따라서 재래시장이 사라진다는 것은 지역의 정서와 문화 그리고 상징적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재래시장의 문제를 단순히 상업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해결책이 없다. 대형 유통점을 억제하고 시설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것만으로 재래시장 활성화는 어렵다. 재래시장을 고객이 교류하는 장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주부들을 위해 아이를 잠시 맡아주는 서비스를 하고, 시장 내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책을 빌리면서 장도 보게 해야 한다. 복지시설을 유치시켜 노인들이 일상으로 지나다니게 하고, 아이들과 주부들에게 식문화를 전파하는 평생학습시설도 함께하게 해야 한다. 이용자인 시민의 입장에 서서 방향을 다시 설정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는 지역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해결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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