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일반

[용띠 문화예술인]①강승진 춘천문화도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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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진(47) 춘천문화재단 춘천문화도시센터장은 문화예술 경영·기획 파트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소위 ‘난사람’으로 통한다. 일단 ‘문화도시’ 씬에서는 적수가 없어 보인다. 그가 이끌고 있는 춘천의 문화도시 커리큘럼이 다른 문화도시들의 벤치마킹 1순위로 꼽히고 있으니 그렇다. 그런데 그의 원래 꿈은 역사교사 였단다.

래서 사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역마살이 있었는지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문화유적 답사를 다녔어요. 거의 도장 깨기 수준으로…(웃음). 방학에는 문화재 발굴 현장을 경험하기도 했고요. 자연스럽게 박물관, 미술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는 계기가 됐죠.

하지만 그의 그런 관심은 조금은 다른 곳으로 흐르게 된다. 관람객들에게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컨텐츠를 활용해 자신이 기획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이 더 맞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학예연구사에서의 방향 전환이었다. 실행도 빨랐다. 생각이 익어가자 경희대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에 박물관미술관교육 전공으로 입학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의 운명을 결정지은 문화예술경영과 만남이 이뤄진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경험들은 시나브로 모이고 또 쌓여 오늘에 이르렀다.

역사탐방연구회, ㈜코스가이드, ㈜아이북랜드, 춘천문화재단, 원주문화재단을 거쳐 다시 춘천문화도시센터장까지 시민단체, 벤처기업, 교육기업, 공공영역을 두루두루 거치며 꽤 다양한 경험을 했네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해온 일들의 결은 비슷한 것 같아요. 크게는 문화영역과 합을 맞춰 온 것 같고요. 주로 역할은 기획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의 표현대로 “정말 미친듯이 많은” 일을 했지만 현실이 주는 한계는 분명 있었다. 그것은 한가롭게 이론과 실재의 차이를 따지는 수준이 아니었다. 오롯이 사람의 문제였다. 사람이 문화를 만들고 모든 문화사업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너무도 당연한 문제들이 무시되는 현장에서의 씁쓸함이 그것이었다.

지역에서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않아요. 중요한 때 외부에서 역량 있는 사람이 유입이 되어도 ‘토사구팽’ 당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에서 삶을 도전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정말 소중해요. 인구감소, 지역소멸시대에 이 넒은 지역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죠. 지역문화예술계에 기회를 만드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겨야 해요. 지역문화예술의 확장과 성장은 사람경영이 핵심이니까요.

지난해 춘천문화도시센터는 대한민국 공간복지대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그 중에서도 그와 호흡을 맞춘 문화예술교육팀 차승용, 문화기획팀 변애리씨 등 실무자들의 연이은 수상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빛을 발하고 있는 순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도시가살롱’ 을 필두로 ‘석사천재즈페스타’와 ‘춘베리아특급열차’ 등 히트작을 만들어 내고 ‘15분 문화 슬세권(슬리퍼 차림과 같은 편한 복장으로 다닐 수 있는 생활 반경)’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낸 강센터장의 2024년 계획, 소망이 궁금해졌다. “올해는 춘천이 문화도시들의 협의체인 전국문화도시협의회 의장도시의 역할과 함께 제4회 대한민국문화도시박람회 개최도시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춘천이 문화도시간 교류와 네트워크의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문화도시의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발굴해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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