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탄광 문 닫는 태백 최대 상권에도 '땡처리 가게'만 늘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한국고용정보원 시군구 고령화 속도 발표
태백 전국 250개 중 3위 광업소 폐광 여파
은퇴자만 유입 청년 없는 지역도 고령화

◇2025년 폐광 예정인 삼척 도계광업소 본관 인근 현수막 게시대. 도계점 폐업을 알리는 자영업자 현수막이 보인다. 사진=신하림기자

태백의 최대 번화가인 황지 연못 상권에는 3년 전부터 재고 물품을 판매하는 ‘땡처리 가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유명 브랜드 점포들이 줄줄이 폐업한 여파다.

최형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태백시지회장은 “장성광업소 폐광 등 악재만 있어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며 “폐업한 자영업자 대부분이 40~50대들인데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춘천, 원주를 제외한 강원지역의 16개 시·군이 전국의 다른 지자체보다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폐광지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도시’가 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전국 250개 시·군·구별로 2015년과 2022년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의 차이를 7년으로 나눠 구한 ‘고령화 속도’를 최근 발표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65세 이상 인구가 2015년 전체 16.8%였지만 2022년에는 22.3%까지 치솟았다. 매년 고령자 비율이 0.791%포인트씩(고령화 속도) 높아져 부산, 울산,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고령화 속도가 빨랐다.

시·군별로 보면 춘천, 원주를 제외한 16개 시·군의 고령화 속도가 모두 전국 평균(0.677)보다 높았다. 태백은 2015년 고령자 비율이 18.9%였지만, 2022년에는 27.9%로 올라 대구 서구, 부산 영도구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고령화 속도가 빨랐다. 정선(1.191), 영월(1.071)도 위험 수준이었다.

귀농·귀촌 지역인 평창(1.277), 홍천(1.214), 횡성(1.040)도 고령화 속도가 빨랐다. 최근 7년 사이 수도권 은퇴자 유입은 많아졌지만, 20~50대 인구 유입은 적었던 것이 원인이다.

폐광지는 급격한 인구 유출로 붕괴 가능성까지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태백 장성광업소(2024년 폐광)와 삼척 도계광업소(2025년 폐광)의 직원 수는 지난해 까지 300~400여명이었다. 일자리를 찾아 40~50대들은 가족과 함께 지역을 떠날 수 밖에 없다. 광업소 인건비로 지역에 풀린 돈만 매월 20억원 안팎이어서 자영업자 유출도 이미 시작됐다.

안준기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산업구조, 교통망 등을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개발해야 한다”며 “관광객 등 생활인구 유입을 늘리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