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재명은 민주당의 아버지' 발언 강민구, 논란 일자 "영남 남인의 예법" 응수

국민의힘 "민주당이 충성 맹세 해야 할 대상은 국민" 비판
이철규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 보는 느낌"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강민구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구 최고위원 SNS.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표현한 강민구 최고위원이 발언에 대한 논란이 일자 20일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는 격"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최고위원은 "제가 최고위에서 한 발언이 전국 뉴스로 떠들썩하다. 국민의힘 마저 가세했다"라면서 논란을 의식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앞서 강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라면서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면서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東進)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라고 말했다.

강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이후 SNS에 이 대표가 '발음 교정을 좀 하셔야 되겠다'라고 당부한 사실도 공개하며 "와...60년 가까이 써온 유창한 대구 말을 어떡해야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강민구 최고위원이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강민구 최고위원 SNS.

하지만 이날 발언 중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는 표현이 논란이 되자 여권은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국민의힘 호준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1인 독재' 이재명 사당이 된 민주당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원구성 협상안을 모두 거절한 것을 비판하며 "충성 경쟁에 여념없는 민주당의 눈에는 '민주당의 아버지'만 보이느냐"며 "민주당이 충성 맹세를 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지, 철통 방탄으로 지켜야 하는 민주당의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철규 의원(동해-태백-삼척-정선)은 페이스북을 통해 강 최고위원의 해당 발언이 담긴 기사를 올리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장겸 의원도 페이스북에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꼬집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나 들을 수 있는 '민주당의 아버지' 운운하는 황당한 일탈에서 벗어나 정통 민주당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6.20. 연합뉴스.

전주혜 비대위원은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발언은 여러분의 선배를 욕보이는 망언"이라며 "고(故)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지금의 민주당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반추해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90도 폴더 인사에 이재명 대표를 민주당의 아버지, 집안의 큰 어른이라고 칭송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벌어졌다"며 "'명심이 민심'이라며 충성 경쟁하는 모습은 그나마 귀여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는 역대급 아부를 능가하는 낯 뜨거운 아부"라고 맹비난했다.

자유당 정권 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방귀를 뀌자 당시 한 관료가 이런 말을 하며 아첨했다는 일화에 빗댄 것이다.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의원은 "아버지 이재명 / 친애하는 어버이 이재명 / 위대하신 이재명 동지 / 위대하신 영도자 이재명 동지 / 위대하신 영도자 이재명 장군님 / 위대하신 이재명 수령님"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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