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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원주 단계천 호우로 폐쇄…주민·상인에겐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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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호우로 일부 파손…주민 안전 위해 하천변 통행로 차단
상인들 “주차난·악취 이어 기능 상실해…야시장 앞두고 걱정”
한국환경공단 “내달까지 보수 나설 것…악취문제 해소도 중점”

◇지난달 호우 피해를 입은 원주 우산동 단계천.산책길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는 상태다. 원주=김인규기자

생태하천으로 바뀐 원주 우산동 단계천이 지난달 쏟아진 폭우로 토사가 유실되고 보행로가 파손 등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한 달 가까이 통행 제한과 함께 방치돼 있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단계천 조성 공사 당시 주차난을 겪었고 조성된 후 심각한 악취를 호소한 데 이어 도로 파손으로 통행까지 막히자 애물단지 취급을 하고 있다.

■장마로 쑥대밭=지난해 11월 완공된 단계천이 8개월 만에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달 중순 내린 비로 일부 구간의 산책로를 받치던 토사와 잔디가 유실되면서 주민 안전을 위한 조치로 통제되고 있다. 성인 남성의 무릎 높이까지 토사가 쓸려가 산책로만 덩그러니 남았으며, 또 다른 구간은 아예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기존에 심은 잔디는 찾아볼 수 없고, 인공습지 조성을 위한 매트도 사라졌다. 이에 단계천 출입로 19곳이 전면 폐쇄된 상태다.

◇원주시는 지난달 호우 피해를 입은 원주 우산동 단계천의 출입을 통제하고 잇다. 원주=김인규기자

■단계천, 어떻게 조성됐나=시와 한국환경공단은 2019년 12월부터 사업비 487억원을 들여 미광연립~원주천 합수부 1.65㎞ 구간의 복개시설을 철거하고 생태하천을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단계천은 무실동~단계동~우산동을 거쳐 원주천으로 이어지는 대표 하천으로, 예전에는 맑은 물이 흘렀던 곳이다. 1980년대 콘크리트 덮개로 덮이면서 공용주차장으로 쓰였다. 매년 갈수기와 가뭄 때 물 부족으로 인한 극심한 악취와 수질 악화를 겪자 지역사회에서 이를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결국 단계천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하자 보수 탓에 시는 공사·관리 주체인 한국환경공단에 시설물 인계를 받지 못했다.

■주차난·악취 ‘이중고’=단계천 복개구간 철거 당시 인근 주민, 상인들은 이 일대 주차공간 400여곳이 사라지면서 주차난 악화를 우려했다. 게다가 생태하천이 복원된 후 녹조 현상과 악취까지 발생하자 불만을 제기했다. 최진영 우산천상인회장은 “지금도 주차난과 악취 때문에 손님들이 방문을 꺼려하고, 수년 간 공사 소음, 분진 등을 참고 기다린 생태하천은 처음 맞는 여름에 폭우로 유실돼 기능을 상실했다”며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이달 말 야시장 행사도 열어야 하는데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달 호우 피해를 입은 원주 우산동 단계천. 성인 무릎 높이의 산책로 토사가 유실돼 산책로 상판이 마치 공중에 떠있는 상태다. 원주=김인규기자

■원주시 "추석전까지 복구"=시와 환경공단은 최근 복구 계획을 수립했다. 유속이 빠른 상층 부분에 콘크리트 포장을 하고, 중·하류의 생태구간을 다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야시장 행사가 열리는 일부 구간은 이달 말 공사를 완료하고, 나머지도 다음달인 추석 전까지 끝내겠다”며 “하루 보수를 끝낸 후 시와 시설물 인수인계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악취 문제는 상류 부분 우·오수관이 하천과 합류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를 분리했지만, 수질을 완전히 개선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녹조 제거와 대체용수 확보 등으로 악취를 해소하는데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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