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발명의 날, 감자빵과 감자맥주의 글로벌 시장을 꿈꾼다

정진근 강원대 IP사업단장

#장면 하나. 감자합니다~! 감자 1400박스가 순식간에 완판되었다. #장면 둘. 감자빵과 감자맥주 춘천 관광의 성물이 되다. #장면 셋. 빵과 맥주의 고장 독일에서 감자빵과 감자맥주를 맛본다.

강원도는 ‘감자’로 대표되곤 했다. 친근한 웃음을 듬뿍 담은 도지사의 ‘감자합니다’라는 인사를 온기 삼아 감자는 순식간에 완판되었다. 우리는 이런 모습에서 강원도의 인심과 토양과 맑은 공기를 느낀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1차 산업의 모습이다.

강원도는 감자합니다를 넘어 감자빵과 감자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부드럽고 달달하면서도 건강에 좋을 것 같은 감자빵은 강원도 관광을 대표하는 식품이 됐다. 감자맥주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젊은 CEO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사업가가 됐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2차 산업의 모습이다.

발명의 날을 맞아 우리는 그 너머를 꿈꾼다. 감자빵의 제조 방법을 수출하는 꿈을 꾼다. 일본 북해도(홋카이도)는 우리처럼 감자가 많이 나는 지역이다. 이곳에 우리 감자빵의 맛을 보게 하자. 감자맥주의 제조 방법도 수출하면 좋겠다.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 감자맥주의 맛에 푹 빠져 축구 응원을 하는 꿈을 꿔보자. 지식재산(IP)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3차 산업의 모습이다.

농업은 인간의 삶은 물론 국가산업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산업이다. 우리가 꼭 지켜야 할 먹거리가 그 중심에 있다. 아쉬운 것은 부가가치의 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유통기한이 있어 넓은 시장을 확보하기 어렵고, 감자가 아무리 많이 나더라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모두 강원도 감자를 먹게 할 수는 없다.

제조업은 농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큰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산업 중추이기도 하다. 감자빵을 만드는데 반드시 강원도 감자만을 쓰라는 법은 없다. 강원도 감자가 동이 나면 타지역 감자를 써도 좋다. 물론, 원산지 표시는 정확히 해야 한다. 감자맥주를 만드는데, 유럽 감자를 써도 좋다. 감자맥주는 유통기한이 길고 쉽게 상하지 않으니 전 세계 어디라도 수출할 수 있다. 부가가치도 상대적으로 큰 산업이다.

감자빵과 감자맥주의 제조 방법을 수출하게 되면 유통기한의 문제도, 감자의 원산지 문제도, 제조설비를 미리 설치해야 하는 문제도 없어진다. 북해도의 제빵회사에 북해도의 감자를 재료로 감자빵을 만들게 하면 된다. 독일의 맥주 제조회사에게는 독일의 감자를 재료로 감자맥주를 만들게 하면 된다. 시장은 전 세계로 확대될 수 있다. 감자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먹는 종자다. 감자가 있는 어느 곳이든 감자빵과 감자맥주를 만들어 팔게 하면 된다. 하나가 팔릴 때마다 특허료를 받으면 좋겠다.

삼성 스마트폰 한 대가 팔릴 때마다 특허료를 받는 퀄컴은 순식간에 중소기업에서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하였다. 감자빵과 감자맥주가 전 세계적으로 팔리게 되면 그 제조 방법을 발명하는 누군가는 순식간에 평범한 개인에서 세계적인 거부가 될 것이다.

발명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지우개를 잃어버리는 것이 싫었던 미국인은 연필에 지우개를 끼웠다. 그래서 부자가 되었다. 발명은 기술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어머니의 위장에 좋은 음료를 만들고 싶었던 미국인은 코카콜라를 개발해서 수백 년 동안 팔고 있고,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실패한 누군가는 포스트잇을 만들어 부자가 되었다. 심장약을 만들려다 발기부전치료제를 만들어 부자가 된 제약사도 있다. 그래서 발명은 재미있으면서도 우리의 인생을 바꾸는 힘이 있다.

매년 5월 19일은 ‘발명의 날’이다. 발명의 날은 세계 최초의 강수량 계측기인 측우기를 발명하여 세종대왕께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날이라고 한다. 강원도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서 하나의 발명을 해보기를 기원해본다. 그중에 적지 않은 사람이 뜻하지 않게 부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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