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서울 한강, 물줄기를 따라 기다란 뗏목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한강 물빛무대 주변 시민 5,000여명이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졌다. 뗏목을 몰던 정선의 뗏꾼들은 잔물결을 일으키던 손을 들어 "한양의 친구들"이라고 크게 외치면서 인사를 건넸다. 환호를 보내던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화답하자 한강 물빛 무대에서는 흥겨운 정선 아리랑 가락이 울려퍼졌다.
정선 뗏군들이 탄 뗏목은 마포대교 남단에서 시민들이 모여있는 물빛무대까지 약 300m 구간의 한강 물줄기를 타고 미끄러지듯 물위에 떠서 내려왔다.
정선 뗏목은 조선초 태조 이성계가 고려의 개경을 떠나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며 궁궐을 짓기 위해 강원도의 질좋은 황장목을 옮기기 위한 주요 이동 수단으로 활용됐다. 조선 말기 경복궁 중건에도 강원도의 황장목이 뗏목에 실려 수도 한양까지 옮겨졌으나 이후 도로 개설과 충주댐과 팔당댐 건설 등으로 1950년대 이후 사라졌다. 70여년 만에 한강에 정선 뗏목이 다시 모습을 보인 셈이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뗏목은 정선과 평창, 영월, 단양, 충주, 원주, 여주, 양평, 그리고 서울 등 한강 물줄기를 따라 물류와 산업, 그리고 문화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주요한 역할을 했다”며 “수도권 시민들에게 뗏목을 통해 전통을 간직한 국민고향 정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강 물빛무대와 특설무대, 고수부지 일원 펼쳐진 '정선아리랑 in Seoul'에서의 공연의 하나로 마련됐다. 정선군은 이날 여의도 한강 물빛공원에서 다채로운 향토 음식과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 시민들과 함께했다.
‘정선아라리 꿈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시작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군립아리랑예술단의 '뗏꾼'공연을 비롯해 아리랑 소리 배우기 체험, 토방집짓기 놀이, 삼베 길쌈 등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최종수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이사장은 " ‘정선아리랑 in Seoul’ 행사는 아리랑의 가치를 되새기는 것을 넘어, 정선이라는 지역이 품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서울이라는 대도시 한복판에서 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