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세계로 향한 태권도의 몸짓, 춘천에서 나빌레라!

이상민 춘천레저‧태권도조직위 부위원장

2026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의 개최지로 춘천이 최종 선정됐다.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회에서 춘천은 명실상부한 ‘태권도 중심도시’로서 국제적 신뢰를 확인 받은 쾌거이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세계 80여 개국, 1,800여 명의 태권도인들이 참여하고, 수만 명의 방문객이 머무는 이 국제무대는 춘천이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상징적인 자리다.

춘천이 꿈꾸는 태권도의 미래는 분명하다. 전 세계 213개국, 2억 명이 넘는 태권도인들이 반드시 한 번은 방문하고 싶어 하는 도시. 태권도의 정신과 문화를 가장 품위 있게 담아낸 ‘세계태권도의 수도’가 바로 그 지향점이다. 이는 태권도가 단지 무도를 넘어 철학이고, 문화이자 예의라는 사실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도시로서 춘천이 가진 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선언이다.

2023년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 유치 이후, 춘천은 태권도 레거시를 통한 초일류도시 조성을 차분히 그리고 단단히 준비해왔다. 4대 전략과 18개 세부 실천과제를 중심으로 태권도 중심도시를 향한 청사진을 그렸다. 세계태권도의 성지화, 국제대회와 교류의 지속 확대, 태권도 미래산업도시, 시민과 함께하는 태권도라는 방향성은 행정과 문화, 교육과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도시전략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유치는 그 첫 결실이다. 무엇보다 품새는 태권도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종목이다. 몸짓 하나에 녹아든 절제와 집중, 기술과 예의가 융합된 움직임은 하나의 예술이며 언어다. 춘천이 이 무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단지 경기를 개최하는 수준을 넘어, 태권도가 지닌 문화적 깊이를 세계와 나누는 일이다.

대회의 의미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된다. 1,800명의 해외 선수단과 임원진, 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춘천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숙박과 음식, 관광, 교통 등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약 165억 원 이상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더불어, 방송 중계와 글로벌 SNS 채널을 통한 확산은 춘천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이 대회를 계기로 전지훈련 유치, 태권도 관광 콘텐츠 개발, 태권도 연수 프로그램 구축 등 다양한 파급 효과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춘천이 태권도에 품는 감정은 각별하다. 20여 년 전, 태권도 공원을 추진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아픔이 있었다. 이번 대회와 함께 진행되는 WT 본부 건물 착공식과 그 상징적 공간은 당시의 아쉬움을 딛고 다시 일어선 의미이기도 하다. 태권도는 다시 춘천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뿌리내리려 한다.

태권도는 기술보다 정신을, 경쟁보다 조화를 먼저 이야기한다. 성찰과 절제, 배려의 마음이 몸짓으로 녹아든 무예. 춘천은 그 철학이 가장 자연스럽게 숨 쉬는 도시가 될 것이다. 맑은 호수와 푸른 산, 조용한 일상과 분주한 삶이 어우러진 이 도시는 태권도의 본질과 닮아 있다.

2026년, 춘천은 태권도의 정수가 펼쳐지는 중심 무대가 된다. 더 많은 세계인이 이 도시를 기억하고,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정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위대한 여정의 중심에 춘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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