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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터파기 공사로 지하수 고갈에 바닷물 유입…“농장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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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시공 아파트 공사 여파로 농장 피해 주장…“책임은 누가 지나요”

◇강릉시견소동에서 대추농사를 짓고 있는 김일동씨는 농장 앞 1만2,000평 부지에서 진행 중인 A 아파트 공사현장의 터파기 작업으로 지하 수맥에 변화가 생기면서 자신의 농장의 관정에서는 지하수가 거의 나오지 않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강릉】강릉시 견소동 한 아파트 공사로 지하수가 고갈되고 바닷물까지 유입되면서 한 농민이 1년 농사를 사실상 망쳤다며 피해 복구를 호소하고 있다.

강릉시견소동에서 대추농사를 짓고 있는 김일동씨는 농장 앞 1만2,000평 부지에서 진행 중인 A 아파트 공사현장의 터파기 작업으로 지하 수맥에 변화가 생기면서 자신의 농장의 관정에서는 지하수가 거의 나오지 않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3월 초 농번기를 준비하며 지하수 관정을 점검했더니, 평소 하루 5~6톤 나오던 물이 500리터도 안 나왔다”며 “이후 지하수는 완전히 끊겼고, 그나마 나오는 건 짠 바닷물뿐이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관정은 2020년 강릉시의 허가를 받아 개발된 것이며,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농업용수로 적합 판정을 받은 수원이었다.

지하수 변화 이후 김 씨의 농장에는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 텃밭에 심은 상추, 오이, 허브 등이 관정 물을 준 직후부터 까맣게 타 들어갔고, 결국 대부분 폐사했다.

김 씨는 현재 상수도를 일부 활용해 농사를 연명하고 있지만, “생활용수 수준의 상수도는 농업용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하수만 원상복구되면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아파트 시공을 맡은 HDC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은 “지하수 관정 시공업체를 통해 새로운 수원을 찾는 용역을 진행했으나 첫 번째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며 오는 6월10일까지 새로운 수원을 찾아주기로 김씨에게 약속 했다. 이어 “다만 현재까지 관정이 끊긴 원인은 피해자측이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인 민원을 넘어 “대규모 개발사업이 주변 환경과 기존 생활권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며 “지역민의 생계 보호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보다 책임 있는 행정 대응과 시공사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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