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지난 20일 오후 발생한 설악산 케이블카 운행 중단 사고(본보 21일자 5면보도)로 200여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4시간 30여분 동안이나 산 아래로 내려오지 못한 채 권금성 전망대에 머무르는 등 극심한 혼란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3시56분께 속초시 설악산소공원에서 권금성을 오가는 케이블카 상·하행선 2대가 갑자기 멈췄다. 사고 직후 업체 측이 긴급 복구에 나서 이날 오후 6시10분께 하행선 탑승객 44명을 출발 지점으로 하차시켰지만, 상행선 탑승객과 권금성 전망대에 머물고 있던 관광객 215명은 4시간30여분이 지나서야 산 아래로 내려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탑승객은 탈수 증세를 보이거나 호흡 곤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직후 케이블카 업체 측은 정확한 상황 설명 없이 홈페이지와 자동응답전화를 통해 ‘안전 점검으로 인한 운휴’라는 안내만 내보내는 등 미흡한 대응으로 이용객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
상행선에 탑승해 있던 김모(60)씨는 “15분이면 정상 작동한다고 해놓고 2시간 넘게 멈춰 있었다”며 “그저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해 불안했다”고 말했다. 정모(55)씨도 “생전 처음 겪는 케이블카 고립 사고였다”며 “업체 측의 명확한 대응이 없어 더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업체 측은 “모든 승객에게 환불 등 사후 조치를 취하고, 정밀 안전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도의 자연 경관을 고지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설치된 케이블카가 매년 기계 이상 등의 이유로 운행 중 멈춤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안전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체계적 대응 시스템 확립이 요구된다.
이밖에도 지난해 9월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 2022년 3월 삼악산 케이블카에서도 각각 전력 계통 이상 등으로 운행이 멈추는 등 해마다 케이블카 운행 중단 사고가 발생, 이에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정기 점검 결과를 업체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예방적 태도가 필요하다”며 “내진 설계 기준에 대한 점검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발생 시 탑승객에게 상황을 신속히 안내하고, 즉각 구조에 나설 수 있는 체계적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