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자녀는 쉬고 부모는 일하고… 강원지역 캥거루족 급증

도내 부모와 함께 거주중인 30대 초반 2만526명
자녀 가구원 중 25~39세 청년층 전체 21% 차지
경기 불황으로 인한 취업난과 고용불안 심화 원인

연합뉴스

원주에 거주 중인 최모(74)씨는 70세를 넘긴 초고령자임에도 공장에 다니며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30대 후반인 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수년째 집에서 쉬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들이 취업에 번번이 실패해서 은퇴는 꿈도 못 꾼다”며 “주변에도 비슷한 가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춘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60대 김모씨는 자녀가 대학 졸업 후 구직 생각이 전혀 없어보여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김씨는 “취업하라고 잔소리를 하다가 서로 감정 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아이가 구직은 커녕 진로조차 제대로 정하지 않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청년층 중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일명 ‘캥거루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 중인 30~34세는 2만526명으로 전년대비 2.6% 증가했다. 부모와 함께 사는 30대 초반 가구원의 수는 2018년 이후 6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5세~39세 청년층은 6만7,564명으로 전체(32만2,563명) 21%를 차지했다. 강원지역 2030 청년층 5명 중 1명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도내 캥거루족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경기 불황으로 인한 취업난과 고용 불안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행정통계를 살펴보면 강원지역 신규 구인인원은 지난 6월 기준 3,780명으로 지난해(4,696명)보다 19.5% 줄었다. 최근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지역 기업의 고용문이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비정형 고용에 대한 사회 안전망 강화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정규직 채용 확대, 디지털 역량 중심 교육 확대, 지역 간 고용격차 해소 등 입체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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