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립극단의 뮤지컬 ‘109합창단’ 순회 공연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5일 홍천 공연을 시작으로 원주, 동해시민들을 만난 도립극단은 오는 26일 강릉아트센터에서 끝인사를 건넨다.
작품 제목 속 ‘109’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번호다. 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협력으로 제작된 공연은 자살 유가족들의 삶을 무대에 올렸다. 한 동밖에 없는 ‘한동아파트’를 배경으로 쏟아져 나오는 인물들의 삶은 겉으로 보기엔 그저 평범하다. 하지만 조명이 꺼진 무대처럼 배우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걷힐 때 가려졌던 아픔과 회환이 몰려온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에 갇혀 사는 인물들과 이들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인물들의 분투는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진중하게 생명의 가치를 이야기 한다.

선욱현 강원도립극단 초대감독이 각본을, 김경익 현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은 전·현직 예술감독의 협력으로 지난해 초연부터 눈길을 끌었다. 올해 공연은 재구성을 거쳐 보다 깊고 진한 감정선을 전한다. 대극장 공연에 맞게 짧고 감각적인 대사들이 작품을 이끌며, 삼베 인형의 나부끼는 움직임이 연극적 상상력을 소개한다. 이번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인 음악의 흐름도 새롭게 편성됐다.

김경익 예술감독은 “지난 공연의 장단점을 분석해 대본의 재구성을 마쳤고, 쥬크박스 뮤지컬이라는 틀을 벗어났다”며 “조연의 과분한 칭찬은 감사히 묻어두고 이번 관객에겐 조연이란 각오로 하루하루 새롭게 창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