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이미 세계를 경험한 도시다.
2018년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사계절 관광 인프라와 글로벌 수준의 리조트 시설을 갖춘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KTX 강릉선이 지나고, 수도권과 연결되는 고속도로망도 잘 구축되어 있다. 무엇보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쾌적한 정주 여건은 평창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이러한 조건만 놓고 보면 평창은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의 유출은 지역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좋은 환경과 인프라만으로는 사람을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결국 사람이 머무르는 이유는 분명하다. 교육과 일자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때 지역은 지속 가능성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에 담긴 ‘국제학교 설립 특례’는 단순한 교육 정책을 넘어 평창의 미래 전략과 직결된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국제학교는 흔히 외국인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인식되지만, 그 역할은 훨씬 더 크다. 글로벌 수준의 교육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인구를 유입시키고, 지역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플랫폼이 된다. 더 나아가 지역 인재가 외부로 떠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제주도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제주도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 국제학교를 유치했고, 그 결과 국내외 학생과 가족이 제주로 이주했다. 교육 수요의 증가는 주거·상업·서비스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었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교육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평창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 KTX로 1시간대 접근이 가능한 ‘준수도권형 교육 입지’로, 접근성 측면에서는 제주보다 유리한 점도 있다. 여기에 글로벌 리조트 인프라와 다양한 숙박시설까지 더해지면, 정주와 교육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지역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사계절 스포츠와 자연 체험을 결합한 특화 교육 프로그램 개발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자연 속에서 학업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교육 환경은 대도시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평창만의 경쟁력이다. 이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 삶의 질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도 제도적 기반이 없다면 실행은 불가능하다. 국제학교 설립은 지역의 의지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법이라는 토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강원특별법 3차 개정은 단순한 권한 확대가 아니라,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 마련이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교육은 소비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다. 한 학교의 설립은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그 가족의 유입으로 이어지고, 이는 주거·의료·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나아가 지역 산업의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평창은 이미 준비된 도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제도적 장치뿐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은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할 중요한 열쇠다. 법이 길을 열어준다면, 지역은 그 길 위에서 책임 있게 정책을 실행해 나갈 것이다.
평창의 미래는 더 이상 자연과 관광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육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강원특별법 3차 개정은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제 국회의 결단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