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간판이 도심에서 지워지는 동안, 정선의 읍·면 복지목욕탕은 생활의 빈칸을 메우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정선군 내 복지목욕탕 연간 누적 이용객은 21만명을 넘어섰고, 2024년 19만 명 수준과 비교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숫자만 보면 완만한 상승이지만, 그 안에는 ‘다시 찾는 발걸음’이 있다. 한 번 들렀다 끝나는 곳이 아니라, 달력에 찍히는 일상의 동선이 됐다. ▼예로부터 “백성의 근심은 끼니와 병에서 나온다”고 했다. 산골의 근심엔 씻을 자리도 끼어 있다. 집 안에 욕실이 있어도 미끄럼은 늘 곁에 있고, 온수 관리는 번거롭다. 고령층에게 공공 목욕 시설은 위생과 안전을 동시에 해결하는 공간이 된다. 따뜻한 물은 통증을 잠시 내려놓게 하고, 거울 앞 짧은 인사는 마음의 균열을 메운다. 복지목욕탕은 단순한 시설이 아닌 마을의 사랑방이자, 생활 필수 거점이다. ▼정선 남부권의 생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문을 연 사북 복지목욕탕은 개관 두 달 만에 1만명이 넘는 이용객을 기록했다. “탕 하나 생겼을 뿐인데 생활 반경이 달라졌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여기에 교통 복지가 맞물리며 효과는 더욱 커졌다. 공영버스인 와와버스 무료화 이후 목욕탕은 ‘가까이 사는 사람만의 시설’이 아니라 ‘누구나 갈 수 있는 공간’이 됐고, 이동 비용이 사라지자 망설임도 줄었다. 복지가 단순히 시설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와와버스가 증명하고 있다. ▼정선군은 복지목욕탕을 한 번 짓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세심한 생활 복지까지 연결하며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작은 기반 하나하나를 읍·면 단위로 촘촘히 다지는 과정이 곧 지역소멸의 속도를 늦추는 방파제다. 사람이 떠나는 길목에서 정선군은 ‘살게 만드는 조건’을 하나씩 더하며 사라짐이 아니라 남음으로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 인구가 준다고 삶의 기준까지 줄일 순 없다. 정선의 복지목욕탕은 사라져가던 동네 문화를 공공의 손으로 되살린 성공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