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기후위기 직격탄 맞은 강원도 국가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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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유산청 발간 ‘국가유산 재난발생 통계 및 사례 편람(2024)’
- 폭설·호우·산불 ‘삼중고’…도내 재난피해 67건 중 47건, 70%

◇2008년 산불로 훼손된 낙산사 범종. 강원일보 DB

강원도 내 국가유산들이 잦아지는 기상이변 속 폭설집중호우, 그리고 산불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시도에 비해 눈과 비의 하중을 직접 견뎌야 하는 목조 건축물 지붕 피해가 잦고, 역사적 가치가 높은 ‘보물’ 종목의 훼손 비중이 유독 높아 강원도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문화유산 방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발간된 ‘국가유산 재난발생 통계 및 사례 편람(2024)’ 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국가유산 재난피해 1,141건 중 강원특별자치도에서 발생한 피해는 총 67건(5.9%)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12월 선교장 인근인 강릉시 운정동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지역 재난피해의 가장 큰 특징은 ‘폭설과 호우’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전체 재난피해 67건 중 풍수해가 60건을 차지했는데, 호우가 27건(45%)으로 가장 많았고, 폭설이 20건(34%)으로 그 뒤를 이었다. 풍수해의 직접적인 타격은 전통 건축물로 향했다. 유형별 피해 현황을 보면 목조가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서도 기와 파손(10건)과 지붕 피해(9건)가 1, 2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대규모 폭설 당시, 보물인 고성 건봉사 능파교, 속초 신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동해 삼화사 철조노사나불좌상 주변 전각 등의 지붕과 기와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잇따라 파손되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2023년 4월 강릉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강원일보 DB

눈보라와 강풍은 자연유산에도 깊은 상처를 냈다. 도내 재난피해 중 자연유산 피해는 11건 발생했으며, 강풍 등에 의한 가지 부러짐(7건)과 수목 피해(4건)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타 지자체와 비교해 ‘보물’급 유산의 피해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사적’ 종목의 피해가 가장 많지만, 강원도는 보물이 18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사적(16건), 국가민속문화유산(14건), 천연기념물(10건) 순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시·군별로는 강릉시에 피해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강릉시에서 발생한 국가유산 피해는 총 21건(31%)으로 도내 시·군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강릉은 동해안의 지형적 특성상 호우와 폭설이 잦은 데다, 대형 산불의 위협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문화유산 방재 전문가들은 “강원도는 전통 목조 건축물과 수목 등 자연유산이 풍부하지만, 동시에 폭설과 산불이라는 치명적인 재난 요인을 모두 안고 있는 지역”이라며 “노후 건축물 지붕에 대한 보강과 산불 번짐을 막기 위한 주변 식생 관리 등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방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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