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벨기에 참전용사의 아들이 철원을 찾아 부친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6·25전쟁의 기억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벨기에 참전용사 고(故) 어네스틴 버니어 씨의 아들 크리스토퍼 버니어 씨는 지난 22~23일 이틀간 철원을 방문해 6·25전쟁 당시 부친이 머물렀던 전선을 직접 찾았다. 이번 방문은 크리스토퍼씨의 부친이 생전에 자주 언급하던 백마고지와 근북면 유곡리 ‘잣골’ 등 을 직접 보고 싶다는 뜻에서 이뤄졌다.
고 어네스틴 버니어씨는 1952년부터 약 1년 동안 벨기에 한국전 참전 의용군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가 속했던 벨룩스 대대(벨기에-룩셈부르크 대대)는 임진강 부근에서 전선 방어 및 역습 작전을 펼쳤고 휴전을 앞둔 1953년 2월부터 55일 동안 철원 잣골 방어전 등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이후 본국으로 귀환해 수년 전 세상을 떠났다. 고 어네스틴 버니어씨는 생전 아들에게 근북면 유곡리·백덕리 일대 ‘잣골’과 화살머리고지 북쪽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볼모고지’에 대한 언급을 자주 했으며 6·25전쟁 참전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한국을 무척 그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인 크리스토퍼 버니어씨는 아버지의 발자취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으로의 여행을 계획했고 철원군의 도움으로 DMZ평화의길 횡단노선을 따라 이길리·도창리 검문소, 유곡리 일대를 둘러보며 아버지가 지나갔을 전장을 되짚었다. 또 백마고지 전적지와 잣골방어전 일대를 바라보며 깊은 감회에도 잠겼다.
크리스토퍼씨는 “아버지가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이 땅이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롭게 보존돼 있어 감격스럽다”며 “6·25참전용사와 자녀세대는 한국을 지켜낸 사실을 매우 명예롭게 생각하고 있고 참전용사가 머물렀을 여러 지역을 둘러 볼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더욱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희 철원군 민군협력과장은 “해외참전용사 후손의 방문은 DMZ가 비극의 현장에서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해외 참전용사 및 자녀세대가 6·25전쟁에 대한 의미를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벨기에는 6·25전쟁 당시 3,498명의 지원병을 파병했으며 임진강 전투와 학당리, 잣골 지구 전투 등에 참전했다.
김대호기자 mantoug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