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거대한 눈구덩이로 변한 도시 `마비'

동해안 폭설 대란

◇대설특보 속에 닷새째 내린 눈이 1m를 넘어 교통 불편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강릉시민들이 제설이 비교적 잘된 도로로 나와 출근하고 있다. 강릉=오윤석기자

닷새동안 1m 넘는 눈 쌓여 외곽지역은 교통 두절 계속

시내버스 나흘째 단축 운행 주민들 발 묶여 불편 가중

제설장비 턱없이 모자라 쌓인 눈 치우는 것도 걱정

동해안 도시들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 동안 내린 눈 폭탄에 마비됐다.

강릉시내는 1m가 넘게 내린 눈에 각 아파트 주차장이 거대한 눈구덩이로 변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세워둔 차까지 가는데도 허벅지까지 쌓인 눈 때문에 제설삽으로 눈을 치워야 겨우 접근할 수 있다. 조립식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쏟아지는 눈으로 지붕이 무너질 위험 때문에 대피하거나 지붕에 올라가 눈을 치웠다. 송장호(49·강릉시 포남동)씨는 “조립식 가건물 공장 지붕이 무너질까 염려돼 친구들까지 동원해 오전 내내 지붕 위의 눈을 치웠다”며 “눈이 무섭게 느껴지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삼척시내 자가용들은 주차장이나 이면도로 등에 발이 묶인 채 눈만 뒤집어 쓰고 서 있는 상태다.

직장인들이 출퇴근을 하기 위해 도로 또는 택시를 이용하려 하지만 택시 잡기 역시 하늘의 별 따기다. 주민들의 복장은 등산복에 등산화가 기본이 됐다. 미처 장을 보지 못했던 가정에서는 외출이 어려워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을 정도다.

양양전통시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차량들이 진입조차 하지 못해 시장은 아예 개점휴업 상태다. 골목길 등 소도로의 제설작업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상가들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동해시는 쌓인 눈에 천곡동 중심 6차로가 2차로 기능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13곳의 교통이 두절됐으며 승지동 지가동 등 8개 노선 시내버스는 단축운행을 하고 있다. 이면도로와 시내 주차장 기능이 마비돼 주차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고성군은 9일부터 속초시~현내면 대진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내버스가 농어촌 및 산간마을의 운행을 단축하거나 통제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각 시·군에서는 거의 모든 공무원이 연일 제설작업에 동원되고 있어 정상적인 행정 업무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이번 눈에 제설장비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눈이 그친 뒤에 쌓인 눈을 치우는 것이 더 걱정”이라며 “동해안에 제설장비 지원 등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경웅·박영창·정래석·황만진·조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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