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운 눈 쌓아둘 곳조차 없어
노인들 방안서 나오지도 못해
고성 진부령정상 해발 600~700m 알프스스키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간성읍 흘1·2리 60여가구 주민 100여명이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에 놓여 있다.
지난 7일부터 나흘간 125~150㎝의 눈 폭탄이 쏟아지면서 9일부터 시내버스 운행이 두절된 채 마을 전체가 눈속에 파묻혀 있다.
고성과 인제를 잇는 진부령박물관에서 마을로 진입하는 초입새부터 트랙터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지만 계속 내린 눈이 쌓여 흘1·2리 마을 전체가 고립됐다. 신동길 흘1리 이장과 정해현 흘2리 이장은 10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디가 집이고 어디가 비닐하우스인지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이 제설기를 장착한 트랙터와 눈삽까지 동원해 눈을 치워보지만 눈을 쌓아둘 곳조차 없는 실정이다.
마산봉정상 아래 고지대에 있는 흘 2리는 1m50㎝가 넘게 쌓인 눈에 마을 안길 제설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집 앞마당과 지붕의 눈만 겨우 치우고 있다.
노인들만 있는 집은 방 안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고 한다. 어른 가슴 높이까지 쌓인 눈에 며칠째 마당을 걷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파프리카 재배 등을 위해 설치된 비닐하우스는 사람 키 만큼 쌓인 눈 탓에 아예 다녀올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 돼 날씨가 풀려야 피해도 파악할 수 있다.
고성=정래석기자 redfox9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