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 '타이탄' 승객 전원 사망…출항 몇시간 만에 폭발, 잔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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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탐지 시스템 해저에서 폭발음으로 의심되는 소리 감지
해안경비대 "잔해물이 잠수정에서 폭발 발생했다는 점 뒷받침"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타이태닉호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AFP=연합뉴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제공]

속보=대서양에서 지난 18일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 탑승객 5명 전원이 돌아오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111년 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해저에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보려는 관광객을 위해 운영되는 심해 잠수정 '타이탄'의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연락 두절 후 나흘 만이다.

해안경비대는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된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잠수정 잔해물 5개를 근거로 이같이 결론내렸다.

존 모거 보스턴 해안경비대 소장은 브리핑에서 "잔해물은 이 잠수정에서 비극적인 폭발이 발생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잠수정에서 이미 출항한 지 몇시간 만에 폭발음이 감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타이탄'은 지난 18일 오전 잠수를 시작한지 1시간45분 후 연락이 두절됐다.

'타이탄' 실종 직후 미 해군의 탐지 시스템은 해저에서 폭발음으로 의심되는 소리를 감지했으며, 관계자들은 이를 즉시 상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폭발음이 들려온 곳은 이날 '타이탄'의 잔해가 발견된 장소와 인접한 곳이었다고 한다.

미 해군의 한 고위 관리는 "해군은 즉시 음향 데이터를 분석, 통신 두절 시점에 타이탄 잠수정이 운행하던 부근에서 폭발로 보이는 비정상적 현상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기자브리핑하는 존 모거 미국 해안경비대 소장[AP=연합뉴스]

수색 과정에서 이틀에 걸쳐 쿵쿵거리는 수중 소음이 탐지돼 실종자들이 살아있는 게 아니냐는 희망이 부풀기도 했지만, 탐지된 소음과 '타이탄'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안경비대는 탑승자와 잠수정을 회수하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시신 발견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모거 소장은 "저 아래 해저는 엄청나게 힘든 환경"이라며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타이탄'에는 운영회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와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파키스탄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프랑스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가 타고 있었다.

모거 소장은 "가족에게 곧바로 (사망 추정 사실을) 통보했다"면서 "미 해안경비대와 통합 사령부 전체를 대신해 깊은 조의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오션게이트는 성명을 내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들은 뛰어난 모험 정신과 해양 탐사와 보호에 깊은 열정을 가진 진정한 탐험가들이었다"고 애도했다.

실종된 '타이탄'은 6.7m 길이에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잠수정으로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해저 4천m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종 잠수정 타이탄에 탑승한 사람들왼쪽부터 샤자다 다우드, 술레만 다우드, 폴 앙리 나졸레, 스톡턴 러시, 해미쉬 하딩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대 나흘치 산소를 채울 수 있어 이날 오전 중 '골든타임'이 끝난 것으로 추정돼 우려를 낳았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오션게이트가 충분한 안전 검증을 거치지 않고 이 잠수정을 개발해 운용했다는 지난 2018년부터 회사 안팎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이 잠수정 투어는 1인당 비용이 25만달러(약 3억2천5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관광 상품이다.

한편 잠수정 운영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탑승객들에게 사망 시에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서류에 서명하게 한 사실이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작가이자 제작자인 마이크 리스(63)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잠수정 '타이탄'을 타고 타이태닉호를 관광한 리스는 "서명한 면책서류의 첫 장에만 '사망'이라는 단어가 세 번이나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WSJ이 CBS 방송 기자 데이비드 포그에게 확인한 면책서류에는 "잠수정 탑승 시 신체적 부상이나 장애, 정신적 트라우마, 사망도 발생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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