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특집]대만 교사 팀워크·학부모 참여·공동체 협력 “경쟁 중심 교육의 대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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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강원일보 공동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
대만 명문 공립고 '평진고등학교' 방문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를 방문한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 학생 임원이 직접 학교소개를 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강원일보가 공동 기획한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이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에 도착하자 학생들이 환영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를 방문한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이 평진고 태권도부 학생들과 함께한 모습.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강원일보가 공동 기획한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이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 입구에 도착했을 때, 연수단은 뜻밖의 장면에 크게 놀랐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 세리모니를 펼친 것이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과 밝은 표정, 힘차게 나부끼는 태극기 물결은 낯설면서도 따뜻했고, 방문단은 첫 순간부터 깊은 감동을 받았다.

평진고는 개교 25년을 맞은 대만의 명문 공립고로, 48학급에 1,65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한국·일본·미국·영국 등 해외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대학 진학률이 높을 뿐 아니라 태권도와 관악부는 대만 1위, 야구부는 미국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학교 곳곳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교장과 주임 교사, 학생 임원들이 직접 학교 투어와 간담회에 동행하며 평진고의 특징을 소개했다. 쉬탕민(許唐敏) 교장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내 자녀처럼 대하는 것이 교육의 기본 철학”이라며 “교사가 혼자가 아니라 팀을 이뤄 문제를 해결하고, 학부모와도 긴밀히 소통해 함께 지도한다. 그래서 교장실도 누구나 드나드는 협력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고온다습한 기후에 맞춰 운동장 농구 코트 위에는 천장이 설치돼 있었고, 그 위에는 태양광 패널이 올려져 있었다. 체육관을 새로 짓는 대신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학생 편의를 확보한 것이다. 연수단 교사들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할 수 있게 한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간담회에서는 학제와 입시 제도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평진고는 교육부와 시 정부의 예산을 동시에 지원받는 공립 시립학교로, 고등학교 진학은 시험 성적에 따라 배정된다. 대학입시는 전국 단위 시험과 내신 성적, 비교과 활동을 함께 반영한다. 특히 대입시험을 치른 뒤 다음 해 7월에 추가 시험이 열려 한국보다 재수 부담이 적다는 점이 소개됐다.

생활기록부 운영 방식도 한국과 크게 달랐다. 대만의 고등학교는 교사가 기록하는 생활기록부가 따로 없고, 학생이 스스로 생활과 학습활동을 기록한 뒤 학부모의 서명을 받는다. 교사의 관찰 기록은 필요할 때만 교육부 온라인 시스템에 입력된다. 학생 자기표현과 학부모 참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로, 교사가 모든 것을 기록해야 하는 한국의 현실과 대비됐다.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의 쉬탕민(許唐敏) 교장이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을 맞아 학교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참여는 특히 두드러졌다. 학생들의 등하교 교통안전을 돕고, 학교 농장을 관리하며, 도서관 운영에도 직접 나섰다.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수업을 맡는 재능기부도 이뤄지고, 자원봉사에는 오히려 본인들이 비용을 부담하기도 한다.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학교를 운영하는 ‘교육 3주체’의 모습이 현장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쉬탕민 교장은 “교사가 혼자 떠안지 않고 학부모와 공동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매 학기 학부모 회의에 직접 참석해 교육 방침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다”고 말했다.

평진고의 사례는 한국과 대만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경쟁·입시 중심 교육의 과제 속에서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와 학생 자기주도성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연수단 참가자는 “평진고 학생들의 밝은 표정과 질서 있는 태도는 인성이 곧 실력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며 “학생이 직접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는 방식은 교사가 행정업무로 겪는 과중한 부담과 비교돼 더욱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를 방문한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 연수단 일원인 엄익수 춘천 유봉여고 교사가 질문을 하고 있다.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를 방문한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 최승국(도계고 교장) 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를 방문한 ‘2025 강원 교육정책 발굴 학술연수단’.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 학생임원들이 연수단에 학교의 역사 및 교육과정 등을 소개를 하고 있다.
대만 타오위안시립평진고등학교(桃園市立平鎮高級中等學校) 학생임원들이 연수단에 학교의 역사 및 교육과정 등을 소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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