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하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무기로, 핵 투발 능력을 과시하며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국제적으로 과시하는 무력 시위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대해 보도하며, 화성-20형 ICBM이 등장한 순간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신형 대출력 고체엔진을 장착하여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열병식에서 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사일의 개발은 미국 본토 여러 곳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ICBM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북한의 대미 핵 위협 수위는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과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무인기발사차, 지대공·지대지 미사일 등 다양한 첨단 무기들을 선보였다.
이러한 무기들은 상대방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전통적인 재래식 전력도 과시했다. ‘천마-20형’ 탱크와 자행평곡사포, 600㎜ 방사포 등 다양한 무기들이 등장하여 군사력의 다각적 강화를 강조했다.
열병식에 참여한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관중들은 이 무기들을 보며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한다.
이날 열병식의 주석단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북한은 이 열병식에서 러시아 국기와 함께 인공기를 든 부대의 행진도 공개했는데, 이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협력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또한, 북한은 최근 ‘정찰정보총국’을 확대 개편한 뒤 이 부대도 열병식에 등장시켰다.
김정은 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우리 군대는 적을 압도하는 정치적, 군사적 우세로 끊임없이 강화되어야 한다”며 방위권을 위협하는 모든 요소들을 소멸할 것임을 선언했다.
그는 이어 “부정의와 패권을 반대하고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는 진보적 인류의 공동 투쟁에서 자기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언급은 피한 채, 다소 수위를 조절한 발언을 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중국, 러시아, 베트남, 라오스 등 11개국의 외빈들이 참석해 북한의 군사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북한은 올해 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기념식을 치렀으며, 이전에는 없었던 무장장비 전시회를 개최해 외빈들에게 북한의 첨단 무기 체계를 선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