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백해룡 "세관 압수수색영장, 검찰이 함부로 기각" vs 동부지검 "피의사실 소명할 수 있는 자료 전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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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룡 경정(왼쪽)과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속보=윤석열 정부 시절 '인천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백해룡 경정이 17일 자신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이 기각했다며 공개 반발했다.

그러자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동부지검도 곧바로 입장을 내 백 경정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이번 수사를 둘러싼 내홍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단에 파견된 백 경정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번 압수수색영장은 백해룡팀 구성 이후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최초로 신청한 것"이라며 "여러 정황증거를 분석해 영장을 신청했는데도 함부로 기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증거인 마약 운반책의 자백은 무시하고, 영상자료는 감추고, 변명만 늘어놓는 형국"이라며 "수사가 아닌 재판을 하는 것으로, 유죄가 확정된 이후 수사를 개시해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수단과 관세청에 말레이시아 국적 운반책 36명의 입·출국 당시 영상, 전자통관 시스템상 마약조직원들의 탑승 항공편 등 검색 이력 등을 비롯한 관련 문서 등 4가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압수수색영장과 합수단의 기각 처분서도 함께 공개했다.

합수단은 처분서에 "수사를 총괄하는 서울동부지검장이 공정의무·이해충돌 우려 등을 이유로 해당팀의 수사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지시했는데도 이를 위반해 수사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백 경정이 이끄는 수사팀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인천공항세관, 김해공항세관, 서울본부세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달라고 지난 9일 검찰에 신청했다.

그러자 동부지검 합수단도 1시간30분 만에 반박 입장문을 냈다. 합수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 "본인의 추측과 의견을 기재한 서류들 외 피의사실을 객관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어 영장을 기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백 경정의 수사서류 유포 행위는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위법 행위"라며 "이를 반복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엄중한 조치를 관련 기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별도의 도표도 공개하고 의혹에 연루돼 수사 대상이 된 이들이 받은 혐의가 소명되지 않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백 경정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영장은 추론이 아닌 입증의 영역"이라며 "객관적 사실, 법리와 배치돼 청구가 기각된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백해룡 경정(오른쪽) [백해룡 경정 제공]

앞서 백 경정은 지난 12일 검찰의 경고에도 수사기록 일부를 추가로 공개했다.

백 경정은 합수단의 수사 결과가 자신의 견해와 다른 결론으로 나온 뒤 반발해왔고, 합수단을 이끄는 임은정 동부지검장과 이번 수사를 총괄하는 검찰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백 경정은 이날 '2023년 대한민국 하늘 국경 공항은 뚫린 것이 아닌 열어줬다는 것'이라는 18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과 동부지검장이 현장 수사의 기초도 모른다"고 직격했다.

자료에는 마약 운반책의 출입국 기록과 자필 메모, 세관 보고서 등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과 경찰의 기록 일부가 담겼다.

백 경정은 "검찰은 어떻게 (운반책이) 공항을 통과했는지 단 한 차례도 묻지 않았다"며 "마약 수사 전문가인 검찰이 기초 중의 기초인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최상부에 자리 잡고 입맛에 맞는 수사 자료를 흘리며 마치 진실인 것처럼 여론을 만들어내 국민을 속여 왔다"며 "검찰의 고질병이 여전히 치유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동부지검의 '공보규칙 위반' 지적에 대해서는 "합수단이 영상 일부분을 편집해서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속여 바로잡기 위해 (현장검증 조서를)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백 경정이 지난 10일 현장검증 조서 초안을 공개하자 동부지검은 "경찰 공보규칙 위반 소지가 있는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적절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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