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동산 규제에 더해 금리까지 뛰면서 주요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이 거의 3년만에 추세적으로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의 상승 속도가 더디자 은행 예금에서는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주식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추세다.
■1월 신용대출 3천472억↑…주식 빚투 등도 영향 추정=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22일 현재 766조8,133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8,648억원 줄었다.
전월인 작년 12월 4,563억원 뒷걸음치면서 같은 해 1월(-4,762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감소를 기록한 뒤 두 달째 축소다.
남은 9일 동안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경우, 2023년 4월(-2조2,493억원) 이래 첫 2개월 이상 연속 축소가 확정된다. 당시 가계대출은 같은 해 2월부터 4월까지 잇따라 줄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610조3,972억원)이 전월 말(611조6,081억원)보다 1조2,109억원이나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로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뒷걸음친 것은 2024년 3월(-4,494억원) 이후 처음이다.
반대로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3천472억원 불었다. 지난해 12월 5,961억원 줄었다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9,251억원)이나 11월(8,316억원) 증가 폭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은행권은 신용대출의 일부가 최근 호황인 국내 증시 등의 투자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날마다 뛰는 대출금리…기준금리 인하 종료 시사·日 금리 발작 등에=10·15 등 부동산 규제뿐 아니라 최근 시장금리와 함께 뛰는 대출금리도 가계대출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90∼6.369% 수준이다.
지난 16일(연 4.130∼6.297%)과 비교해 불과 1주일 사이 하단이 0.160%포인트(p), 상단이 0.072%p 높아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 종료를 시사한 데다, 일본 금리까지 뛰면서 시장에서 혼합형 금리의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095%포인트(p) 올라 대출 금리를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만기 기준) 하단도 은행채 1년물 금리 상승과 함께 0.040%p 올랐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3.780∼5.654%) 하단 역시 지표인 코픽스(COFIX)에 변화가 없는데도 0.020%p 높아졌다.
■은행 정기예금도 두달 연속 감소…요구불예금 유출 규모 1년 반 만에 최대될 듯=은행권 수신(예금)의 경우 연초 자금 이탈 현상이 뚜렷하다.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지만, 아직 예금 금리가 주식이나 다른 자산의 수익률을 웃돌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에서는 2조7,624억원이 빠져나갔다. 작년 12월(-32조7,034억원)과 비교해 유출 폭이 크게 줄었지만,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도 지난달 말보다 24조3,544억원 급감했다.
이 추세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2024년 7월(-29조1,395억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대 폭 유출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증시 호황에 따른 자금 이동에 대기업 위주로 연초 자금 집행 수요가 겹치면서 은행 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