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오피니언]오염관리 잘해서 녹조현상 막자

박언상 K-water 태백권관리단장

일반적으로 맑고 투명한 물도 오랜 기간 햇빛에 노출되면 물에 엷은 이끼 같은 것이 끼는 것이 자연현상인데 이 이끼를 조류(藻類)라고 한다. 조류가 많아지면서 물의 색이 변하는 현상을 영어로는 물에 꽃이 피었다는 뜻에서 Water Bloom이라 하고 일본에서는 수화(水華)현상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바다의 적조(赤潮)현상과 대비하여 녹조(潮)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색은 조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규조류와 와편모조류는 적갈색, 남조류는 녹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이 중 일부의 남조류가 물에서 냄새와 맛을 일으키는 등 우리가 물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조류의 성장속도는 수온, 빛의 세기, 영양물질 농도에 의해 좌우된다. 수온, 빛의 세기가 강해도 영양물질이 없으면 조류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산사태나 토사유출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깊은 산의 사방댐이 좋은 예이다. 댐 내 긴 체류시간에도 불구하고 깊은 산의 사방댐은 주변 오염원이 없어 4계절 내내 비교적 맑은 물을 유지한다. 결국 질소, 인과 같은 영양염류의 부하량에 따라 조류는 쉽게 번성한다.

영양염류의 유입 억제가 조류억제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염원은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으로 분류하는데 공장폐수, 도시하수 같은 점오염원은 하수처리를 통해 쉽게 제거할 수 있고 실제로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은 2000년 172개소에서 2009년 2,770개로 늘어났다. 또한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기준을 계속 강화하고 있어 점오염원의 부하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비점오염원은 농경지의 비료, 축사의 가축배설물 등 소규모 오염원으로 널리 산재해 있다.

특히, 조류 성장에 필수물질인 인(燐, P)의 경우, 연간 우리나라에서 사용한 비료에 함유된 양이 130만264톤 P(2003~2009년)이고, 가축사료에 함유된 양이 7만4,000톤 P로 이것이 조류 발생의 주요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4대강과 같은 국가하천은 여러 곳의 도시와 농촌을 지나가기 때문에 비점오염원도 다양하게 유입된다. 도시지역은 지표면에 퇴적된 많은 오염물질이 강우 초기에 한꺼번에 배출되고, 농경지에서는 토사, 질소, 인 등이 산지에서는 토사 협잡물 등이 주로 배출된다. 이러한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해 정부는 4대강 비점오염원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2020년까지 비점오염물질 배출량 34.3%(381→250톤/일) 삭감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저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류농도 억제를 위해서는 국가하천은 물론, 유입하천의 비점오염원 저감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발생한 녹조현상을 사후대책으로 제거하는 것은 비용과 효과 측면에서 부적절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유입지천이나 지방하천, 소하천 주변의 비점오염원 발생과 유입을 줄이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지선 1년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