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곳곳서 집중호우
오전에만 100㎜ 쏟아져
침수·고립·산사태 속출
홍천서 주민 1명 매몰
중앙고속도 한때 통제
춘천과 철원 양구 인제 양양 속초에 14일 오전에만 100㎜ 이상 집중 호우가 내리는 등 도내에 많은 비가 쏟아지며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했다.
홍천에서는 산사태에 주민 1명이 실종되고 홍천강이 범람할 뻔했다. 춘천에서는 시가지가 온통 물에 잠기고 쓸려내린 토사에 고속도로와 철로가 막혔다. 화천에서는 150여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기상청에서는 15일 오후까지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수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토사 유출 및 낙석=14일 오전 9시30분께 홍천군 두촌면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박모(85)씨가 살던 비닐하우스가 매몰됐다. 이웃 주민들은 박씨가 연락이 되지 않자 신고했고 경찰은 매몰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오전 9시6분께에는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 원창고개 중앙고속도로 춘천방면 383㎞지점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200톤가량의 토사와 나무가 도로를 덮쳤다. 고속도로는 부분통제를 거쳐 5시간이 지난 뒤에야 완전 소통이 이뤄졌다.
이종인(50)씨는 “순식간에 흙과 나무가 도로로 쏟아졌다”며 “아직까지 손발이 떨릴 정도로 무서웠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날 오전 11시께 춘천시 퇴계동 인근 절개지에서 토사가 흘러 경춘선의 한쪽 선로를 덮치면서 서울~춘천 간 전동차 운행이 부분 통제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께 춘천시 삼천동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주택을 덮쳐 지하실과 차량이 토사에 잠겼다. 또 오전 9시께 춘천시 효자동 주택가에서 높이 2m, 길이 15m의 담벼락이 무너져 차량 3대가 파손됐고 춘천시 석사동 야산에는 토사가 쓸려내려 골프연습장 1층을 덮쳤다. 오전 10시에는 춘천시 동산면 원창고개 인근 도로와 춘천시 서면 등선폭포 등에서 각각 낙석이 발생 도로가 일부 및 전면 통제됐다.
양구에서는 이날 오전 방산면 금악리 도로와 웅진리 구 국도 46호선에서 낙석이 발생했다.
철원에서는 이날 오전 9시께 근남면 잠곡3리 국도 463호선에 낙석이 쏟아졌고 오전 10시께 동송읍 승일공원 인근 지방도에서도 토사가 도로를 뒤덮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4일 오후까지 모두 14곳의 주요 도로에서 낙석이 발생했다.
■도로·농경지·주택·상가·차량 침수=가장 많은 비가 내린 철원에서는 14일 새벽 1시부터 오전 8시까지 최대 1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경지 20여㏊와 내대리 상가 2곳이 침수됐다. 또 김화읍 화강 일대 다슬기 축제장 곳곳이 침수돼 버스 운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춘천에서는 이날 오전 8시20분께 신북읍 용산취수장 인근도로 60여m 구간이 잠겼다.
더욱이 이날 오전부터 춘천시 효자교 인근과 운교동에서는 물이 빠지지 못하고 하수구가 역류하면서 주택 수채와 상가, 지하실 등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춘천시 운교동의 경우 주차된 차량 20여대가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면서 파손됐고 주민 수십명은 갑자기 들이친 물에 놀라 제대로 신발도 신지 못한채 대피하기도 했다.
최모(여·40·춘천시 효자동)씨는 “이 동네에 40년 가까이 살았는데 이처럼 침수된 것은 처음”이라며 “침수 직후 주민들이 시에 수십 번 전화했지 공무원들은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고립=계곡물이 불어나면서 14일 오전 9시47분께 화천군 간동면 파로호 낚시터에서 고립된 차량 50여대와 낚시객 150여명이 경찰과 자치단체에 의해 긴급 구조됐다.
이날 오후 1시에는 횡성군 갑천면 병지방계곡 물이 불면서 주민 7명이 1시간30여분간 고립됐다. 평창에서는 지난 13일 오후 5시34분께 뇌운계곡에서 물이 불어나 민박 투숙객 4명이 1시간30여분간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신형철·박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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