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교 주변 주택 침수 잇따라
싱크대·욕실 하수구서 물 역류
“난생 처음 겪는 일 너무 놀라”
【춘천】14일 오전 7시30분 춘천 공지천 효자교 인근. 향미슈퍼를 운영하는 안수헌(63)씨는 집 앞 맨홀 안의 물이 도로에 넘치는 걸 지켜봤다.
이어 도로에 잠긴 물이 서서히 저지대 집으로 들어왔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오전 8시50분께 싱크대며 욕실 하수구 구멍에서 물이 역류해 집 안으로 쏟아졌다. 금세 방과 거실 등 집 안 가득 무릎까지 물이 차며 물바다가 됐다.
비슷한 시각 이중화(여·71)씨는 집 옥상 2층으로 대피했다. 그녀는 “집 밖에 나가보니 공지천 물이 효자교 다리 밑까지 차올라 하천이 범람하는 것은 아닌지 무서웠다”며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공지천 옆 효자교 일대 연립과 가정주택 등 수십 가구가 이 같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빗물과 하수 등이 공지천으로 빠지지 못하고, 역류한 데 따른 피해다. 오전 9시를 전후로 침수가 시작, 낮 12시쯤 대부분 물이 빠졌다.
공지천 옆으로 상습 저지대인 해당 구역에는 시간당 3,000톤의 물을 강제로 뽑아낼 수 있는 빗물 펌프장이 있었지만, 공지천과 합류되는 배수구가 하천 수위 아래로 잠기면서 침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민들은 “의암댐이 빨리 수위를 낮췄더라면 이런 피해는 없지 않았겠느냐”고 성토했다. 일부 주민은 “4차선 도로를 10여년 전 하천을 복개해 만들었는데, 통수면적이 작다 보니 이후부터 상습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고도 했다.
류재일기자 cool@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