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노인 보행자 사망 사고’ 취약지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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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노인 보행자 사고 58% ‘시·군도’ 발생
인도 없는 농촌 도로 사망 사고 매우 취약해
전문가들 “노인 증가에 따른 교통 대책 필요”

◇사진=연합뉴스

인도(人道)나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도로들이 '노인 보행자 사망 사고'에 가장 취약한 지점으로 파악됐다. 주로 시·군이 관리하는 도로여서 과속방지턱 등 사고 예방 시설 설치 대책이 시급하다.

27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도내에서 발생한 '노인 보행자 사망 사고(85건)'의 58%는 '시·군도'에서 발생했다.

본보가 춘천지법에서 선고된 '노인 보행자 사망' 관련 1심 사건 10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의 부주의 외에도 사고 발생 지점의 구조적 취약성도 확인됐다. 특히 농촌의 시·군도는 인도가 없는 곳이 많아 보행자 사고에 취약했다.

횡성의 90대 보행자가 지난해 5월 17일 사망한 사고는 '마을 진입로와 인접한 차도와 보도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도로'에서 발생했다. 양구의 80대 보행자가 2021년 9월 12일 사망한 사고도 '차선이 없어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도로 폭이 약 3m에 불과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원주의 90대 보행자가 2021년 9월 18일 사망한 사고 역시 '도로 가장 자리에 인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인근에는 마을이 있어 통행이 잦은 다리 위의 편도 1차로의 도로'에서 발생했다. 시·군의 도로 업무 담당자들은 "마을이 드문 드문 형성돼 있고, 재정도 부족해 시·군도의 상당수 구간은 인도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도심에서는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가 노인 보행자 사망 사고에 취약하다. 원주의 80대 보행자가 2021년 8월 3일 사망한 사고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가 설치된 삼거리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춘천의 60대 보행자가 2020년 2월 20일 사망한 사고도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가 설치된 곳'에서 야간에 발생했다. 춘천의 70대 보행자가 2019년 9월 11일 사망한 사고도 '차량 신호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삼거리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시·군 차원의 노인 교통 보호대책이 중요해졌다"며 "인도가 없는 곳을 개선하거나, 전통시장 등 생활 공간 인근에 노인보호구역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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