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지역 디저트 카페 사장 김모(28)씨는 폐업을 앞두고 휴업에 들어갔다. 불경기에 지난해부터 손님이 급격하게 줄면서 가게 운영을 이어가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수익이 1년 새 40%가량 줄었다”며 “밀가루, 계란, 원두 등 재료값마저 크게 올라 더 이상 버티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강릉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이모(35)씨는 경영난에 시달리다 최근 가게 문을 닫았다. 오씨는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코로나 때보다도 크게 줄었으며, 가게 월세 내기도 힘들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강원지역 청년층의 창업 및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청년 사업자는 역대 1분기 중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도내 30세 미만 청년 사업자는 9,214명으로 전년대비 460명 줄었다. 도내 청년 사업자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7년부터 매년 증가 양상을 보여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2022년에도 청년 사업자 수는 늘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내수 밀접 업종에서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소매업(-282명)의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부동산임대업(-117명), 음식업(-97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동 사업자가 줄었다는 것은 창업보다 휴·폐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도내 청년 자영업자 폐업은 지난해 6,753명으로 집계되면서 관련 통계 집계 이래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청년 자영업자들이 한 달에 563명꼴로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여기에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층 취업자도 줄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살펴보면 도내 15 ~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올 1분기 9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000명 급감했다. 청년 취업자 수는 2021년 동분기 이후 4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기업들이 채용규모를 줄이는 등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구인 인원을 구직 인원으로 나눈 구인배수는 지난달 0.39였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0.39개로 1자릿수도 못미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사업자 감소와 청년 고용 부진이 맞물리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청년 창업은 중장년층과 비교하면 부채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폐업으로 내몰리기 쉽다”며 “청년 창업 및 취업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