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와 폭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북부 아키타현에 지난 15, 16일 이틀간 일본 기상청 관측 이래 최다 강우량의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주변 하천이 범람해 시내 주택과 건물 대부분이 침수됐다. 인도 북부지역은 폭우로 지난 13일 뉴델리 야무나강이 범람하면서 45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반면 미국 기상청은 미 남서부를 중심으로 40~50도대 폭염이 이번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우주국(ESA)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독일, 폴란드, 튀르키예와 발칸반도까지 폭염으로 ‘극한적 기상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1시간에 50㎜ 이상, 3시간에 90㎜ 이상 비가 내리는 ‘극한호우’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극한호우는 2013년 48건에서 2017년 88건, 2020년 117건, 지난해 108건으로 10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자연재앙은 대량 살상 무기보다도 더 무섭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이 대책을 서두르고 있으나 그리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근심은 더욱 깊어진다. ▼이제 기상재앙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환경 파괴로 지구의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기상이변은 더는 ‘이변’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재앙이 언제 급습할지 몰라 어느 곳도 안심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환경 파괴가 재앙이란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지구촌의 장래를 위해 당장 무엇을 할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각국 기업인들의 최대 걱정’ 조사에서도 일본은 기상이변을 꼽았다. 한국이 ‘실업’, 미국이 ‘해킹’이라고 답한 것과 대비된다. 지진, 화산, 태풍 등에 시달리는 일본인에게 재해는 숙명과도 같다. 매년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가 갈수록 지구촌 곳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상이변이 전 세계인의 가장 큰 걱정이 될 날이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