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하면서 ‘요소수 대란’ 재발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재고 물량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공급이 지연되고 사재기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또 요소수 관련 기업 주가마저 상승세다. 춘천과 홍천 등 도내 주유소에서는 현재 1파레트(10ℓ 요소수 70여개 분량) 단위로 주문을 하지만 언제 들어온다는 기약이 없다고 한다. 또 일부 화물차주가 평소보다 많은 양을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주유소 업계에서는 1인 1통으로 판매 수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요소수 값도 급등하고 있다. 주유소들이 요소수를 매입할 때 적용되는 가격은 이전만 해도 8,000원 안팎이었지만 현재는 1만1,000원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가격이 폭등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무엇보다 그동안 우리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올 9월부터 대형마트 등에서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이 비료용 요소 수출을 중단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였다. 9월7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가 일부 비료 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올 6월부터 요소 선물 가격이 50% 이상 치솟으면서 자국 내 우선 공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요소 수출을 줄이겠다는 계획도 함께 전했다. 이런 외신이 보도되면서 대형마트에서는 차량 요소수의 경우 한 사람당 1개씩만 살 수 있도록 했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요소수 판매가 일시 중단됐었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옥죄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세관(해관총서) 지시로 산업용 요소 물량이 반입되지 못하고 있고, 내년 1분기까지 수출을 제한할 것이란 소식도 나왔다. ‘요소 쿼터제’까지 시행될 것이란 전망마저 제기되면서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2년 전 파동 당시 국내 요소수 가격은 10배 이상 뛰었다. 곳곳에서 화물차 운행이 멈추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2년 전 대란을 겪고도 확실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면서 중국 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 시장이 출렁이면서 요소수 위기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경유 차량 배출가스 저감장치와 석탄발전소 탄소 저감장치 등에 사용되는 요소수의 부족은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지자체는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지원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