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극단 청봉이 창작 신작 ‘작은 어항’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18일 속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 공연은 속초의 작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극은 배를 타고 고기를 잡는 어부들과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캐내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봄의 마지막 수확을 앞두고 무르익은 계절, 갑작스레 나타난 상어는 해녀들의 물질을 막고, 마을의 남자들은 상어를 잡기 위해 분투한다. 특히 10여년 전 상어에게 가족이자 친구였던 ‘은숙’을 잃은 마을 사람들은 다시 찾아온 상어와의 마주함 속에서 트라우마와 두려움을 딛고 바다로 나아가는 용기를 보여줬다.

작품은 기후위기 시대 삶의 지속 가능성을 묻고 상처를 안고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작품 속 마을 사람들은 10여 년 전 상어로 인해 소중한 이를 잃은 기억을 품은 채, 다시 닥친 위기 앞에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바닷마을 사람들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다시 다가온 위기 앞에서 힘을 모아 맞서지만 다음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작품은 이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늦기 전에 환경을 지키는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라 말한다.
지역의 정서를 담은 이번 극은 단순한 위기 극복을 넘어 상실과 연대, 그리고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힘 있게 드러낸다. 작은 어항처럼 갇힌 세계 속에서도 다시 바다로 나아가려는 희망을 그리며 작은어항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시대적 질문을 깊이 있게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