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절망할 일만 남은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젠 좀더 깊고 아프게 울어야겠다는 것이다. 삶은 대부분을 헛발질만 하고 살아온 것 같은 느낌이란 얼마나 편한가. 좀 상투적으로 말하자면 죽은 내가 살아있는 나를 살살 달래가며 데리고 산다는 느낌이 당선통보와 함께 뒤통수를 쳤다. 고백컨대 나는 아직도 시(詩)를 잘 모른다. 동시(童詩)는 더더욱 그렇다. 다만 삶도 죽음도 간섭할 수 없는 아주 지독한 슬픔의 일종이어서 평생 데리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다.
한참을 울었다. 외롭다는 말이 장수풍뎅이 뿔 같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웃었다. 겨울 하늘보다 꽁꽁 얼어붙은 가슴으로 웃는 일이란, 부끄러운 일이지만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온몸에 돋아난 뿔부터 삭혀야 했다.
동국대 김선학 교수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마산대 이성모 교수님, 시사랑경남지회 회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족한 내게 지리산의 힘을 안겨주신 지리산시인들의 큰형님인 선덕형과 병우형께, 나의 보물 권갑점, 정경화 시인을 비롯한 함양문협회원들과 지리산문학회 회원들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과 단미, 강원일보사와 심사위원님들께 큰절 올리며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고 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당선자 프로필
김 륭(본명 김영건)
1960년, 경남 진주生
조선대학교 외대 중국어과 졸업
2005년 제1회 월하지역문학상 수상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시부문)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