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작가들에게서 볼 수 없는 참신함과 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만나겠구나, 하는 들뜬 마음으로 100여편의 응모작 중 본심에 올라온 10편의 작품을 읽어 보았다. 그러나 어쩌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실력이 어슷비슷한지 빼어난 작품을 기다리던 두 심사위원은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10편 모두가 나름대로 성의껏 쓴 작품이었지만 하나같이 주제를 부리는 능력이 부족하고, 문장도 들쭉날쭉 안정감이 없으며, 구성 또한 짜임새가 없어 완성도가 떨어졌다. 아마도 오래오래 소재와 주제를 자기 것으로 삭이고 다듬기 보다는 그저 '응모’에만 급급하여 서둘러 마무리를 한 탓이리라. 그런 점에서 당선보다는 몇 번에 걸친 낙선이 오히려 응모자들에게는 큰 공부가 되지 않나 여겨진다.
이런 고심 끝에 심사위원들은 '복주머니’를 통해 한 가족의 훈훈함을 애틋하게 그려낸 '내 복주머니가 아니야’와 아스팔트로 덮인 땅 속에 묻힌 민들레와 도토리 씨앗이 꿈과 용기를 갖고 난관을 헤쳐 나가는 '꿈꾸는 씨앗’과 받아쓰기를 잘하고 싶은 한 아이의 소원과 우연히 만난 거지할아버지를 통해 소원을 이루는 나무를 찾아간다는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3편을 최종심에 올려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그렇게 하여 '복주머니…’는 주제는 잘 살렸으나 문장과 짜임새가 부족하며, '꿈꾸는…’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었으나 기성작가들의 작품에서 많이 본 듯한 내용으로 참신함이 떨어진다고 여겨져, 가장 안정된 문장과 동화다운 발상이 돋보이는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당선자는 물론 응모자 모두가 더욱 치열한 작가정신과 절차탁마의 글쓰기를 통해 자기만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동화의 꽃을 활짝 피우기 바란다.
전상기·이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