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강원을 디자인 하자]<2>전문가 지상좌담회

‘사람 도시 자연’을 묶어라

■참석자=△디자인:최법진 강원대(디자인학과)교수 △토목설계:최흥식 상지대(건설시스템공학과)교수 △도시설계:한기원 강원대(건축학과)교수 △조명:박현욱 경동대(디지털디자인학과)교수 △옥외광고물:조은동 송호대(광고디자인학과)교수 △환경조경:박봉우 강원대(조경학과)교수

전국에 디자인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 시대가 외치는 디자인에 대한 개념과 디자인 프로젝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히 정립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연중기획 ‘강원을 디자인하자’로 도내에 디자인 바람을 일으킨 강원일보는 올해를 디자인 강원에 강한 동력을 불어넣는 해로 설정했다.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 자문단의 각 분야별 전문가 1명씩 참석한 지상좌담회를 통해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를 찾아본다.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의 성공, 무엇을 시작해야 하나

△최법진 교수=국가 위상이 높아지고 국민의 의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도시 환경 및 공공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별로 무분별하고 무계획적인 디자인 개발이 난립해 통일성 결여 및 시각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시설 등의 중복 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등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통합적이고 중장기적인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는 강원도의 아이덴티티와 차별화를 위해 권역별 또는 유형별로 도 단위 디자인 마스터플랜과 시·군별 세부적 디자인 마스터플랜이 우선 준비돼야 한다.

또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표방하는 유니버설 디자인과 같은 부분을 고려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적 가치로서의 디자인 정책이 돼야 한다.

△최흥식 교수=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단계를 두 가지 정도로 구분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강원도 중점전략사업과 연계한 광역지자체별 신소재·방재, 해양환경, 관광강원, 생태보고 등의 중점사업에 대한 추진방향, 목표, 전략 및 그에 따른 세부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두 번째로는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 수행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의 문제이다.

이는 강원도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이어야 한다.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강원도의 특성에 부합하는 주제의 발굴이 필요하다.

△한기원 교수=도시설계는 다원화된 해석을 하지만 도시의 주체, 기능, 공간을 하나의 통합된 체제로 형태화하는 작업을 의미하며 도시가 가지는 특성에 적합하게 건축물 등의 인공 환경을 계획, 설계하는 행위이다.

때문에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는 복잡한 구성요소를 가진 도시를 디자인할 전담 부서가 도청 내에 설치돼야 한다.

공공부문을 구성하고 있는 Street Furniture(가로 시설물)와 도시설계요소 등의 분담된 업무를 전담 관리부서에서 집행할 수 있도록 체계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설계기준과 가이드라인 작성 및 조례의 제정 등을 통한 강한 구속력을 지녀야 한다.

민간부문의 계획은 사적 공간으로 도시계획적 측면의 계획과 배치, 대지 내의 공지, 외관 등에 관한 내용을 관장해야 할 설계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박현욱 교수=지자체 디자인 인프라에 대한 기초조사가 필요하다.

디자인 관련 자원조사 및 분석, 디자인 사업 관련계획 및 법제도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본격적인 추진을 위한 경험 축적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디자인 시범사업 실시 등 시민들의 디자인 마인드를 고양하고 디자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 등도 중요하다.

또 디자인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기록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디자인 관련 조례를 세부 행정 분야별로 마련하거나 내·외부 조직과 업무여건 등을 조성 할 수 있는 제도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디자인 조례는 디자인 행정의 기본적 방향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행정지침, 디자인 사업의 추진 내용, 디자인 가이드라인 지침 등 상세내용은 별도의 시행규칙 또는 시행계획 등으로 작성해야 한다.

△조은동 교수=세계적으로 공공디자인이 잘된 도시들은 건물 하나하나가 문화유적이라 할 만큼 잘 보존돼 있으면서 편리한 도시시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수백년에 걸쳐서 공을 들인 결과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빽빽하게 가득 채우고 있는 건물과 그 건물을 싸고 있는 현란한 간판들, 도로를 점거한 가로시설물과 가판대, 앞을 가로막는 가로수, 이렇게 많은 것이 거리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 도시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때마침 강원도가 건축물과 간판 등의 디자인이 정비된 품격 있는 디자인 도시로 변신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강원도의 청정 자연환경은 잘 보전하고 인위적인 시설물에도 강원도의 특성이 잘 나타날 수 있는 디자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방향이 명확히 제시돼야 명품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

△박봉우 교수=무엇부터 하고,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에는 또 다른 전제가 필요한데 그것은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어느 특정한 ‘대상’만을 해결, 개선, 혹은 디자인한다고 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질서하게 주차돼 있는 불법 주차 차량들도 ‘디자인 강원’의 걸림돌이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도시계획의 경우도 같다.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는 사람 측면에서는 의식을 바꾸는 데에서 시작해야 하고 공간 측면에서는 기본적인 토지이용 계획, 정교한 도시계획, 인위적인 도시공간과 자연환경의 균형 추구를 위한 가이드라인 등이 수립돼야 한다.

고층 구조물이 필요하다면 특정한 지역에 한정해 허용하고 여타의 지역은 저층 위주로, 하늘과 자연을 가리는 구조물보다는 하늘과 자연을 볼 수 있고 향유하는 권리를 누리는 강원도를 지향할 때 비로소 강원도다운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에서 보완, 수정해야 할 것이 있다면

△최법진교수=각 지자체마다 외국의 ‘선진 디자인 정책’들을 벤치마킹하고 있으나 선진국과의 디자인 정책비교에는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

나라마다 풍토와 토양이 다르고 문화적 배경과 시민 의식, 정체성의 차이가 있으므로 오히려 강원도의 환경을 주도면밀하게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디자인 정책 개발을 연구하는 싱크탱크로서, 강원도디자인센터 같은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

전문가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는 있으나 취약하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도시경관 부분의 경우 디자인은 건설, 토목 등 엔지니어링에 포함되어 실제 수준 높은 디자인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먼저 디자인을 진행하고 디자인이 결정되면 실시설계 및 시공이 이루지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최흥식 교수=강원도 경쟁력을 위한 강원디자인이 돼야 한다.

전략산업을 종전의 개발, 기업 또는 산업의 유치로 본다면 재정이 열악한 도로서는 중앙정부 입김에 의해 도의 특성에 부합하는 디자인 수립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재정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앞으로 생태와 방재가 중요한 산업이 될 것이다.

도는 이 분야에 있어서 분명하게 차별화되는 지역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도는 수도권 지자체의 상류에 위치한 산과 하천의 천혜자원 보고임을 강조한 수도권 지자체의 광역 Blue-Green-White Network가 강조되는 개발과 보존 측면의 비용분담에 대한 네트워크를 강조해야 한다.

△한기원 교수=디자인 강원 프로젝트 자문위원회를 심의기구로 구성해 구속력을 갖게 해야 한다.

도시설계분야에서 법제화된 지구단위계획이 도시계획법에 제정됐지만 이는 평면적 계획(2차원 계획)을 보다 입체적인 계획(3차원 계획)으로 검토하기 위한 도시설계 제도이다.

사전 심의 시에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된 도면을 요구해야 한다.

살고 싶은 마을,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도에 알맞은 여러 타입의 디자인도 공모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지역 주민의 대대적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박현욱 교수=우선 디자인 행정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도는 특성화, 차별화, 브랜드화하기위해 디자인 강원 총괄본부를 설치 운영하고 디자인 강원TF팀을 구성,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디자인의 총괄 기획, 조정 역할을 맡을 전문가가 포함된 디자인 담당 부서를 구성해야 한다.

지역특산물 상품 디자인에 대한 관리, 문화콘텐츠디자인 등이 필요하다.

각 지자체의 문화축제를 클러스터화해 관광상품으로 연계, 개발해야 한다.

△조은동 교수= 도의 가시적 성과와 파급 효과가 큰 핵심전략 가운데 10개의 전략적 사업 방향과 추진내용을 살펴보면 종합적 효율성을 강조하는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의 의미를 아직 이해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디자인 강원’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법령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

각종 법규, 공간활용, 지역개발을 모두 연계하고 지역특성까지 가미한 청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문기관과 전문가가 부족하다.

때문에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고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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