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강원을 디자인 하자]<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어울림의 조화가 ‘아름다움’ 만든다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에서 ‘디자인’이 추구하는 최종 목적은 ‘모든 사람이 편하고 즐겁게 지내는 것’이다.

아름다운 경관, 공간 효율성, 보다 안전한 공공시설, 잘 팔리는 상품 디자인 등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의 사업 모두가 결국은 여기에 목표를 두고 있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기획사업도 이 같은 디자인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생활 속의 작은 디자인은 모든 이가 피부로 느끼는 부분이다.

미국에서 상업이 가장 발달한 도시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서부 개척시대처럼 거친 이미지를 지닌 도시지만 이곳에서도 이러한 디자인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편리함과 깨끗함을 위한 배려

알카포네를 수감했고 영화 ‘더 록’의 배경으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알카트래즈섬을 오가는 유람선 선착장에는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때문에 유람선 선착장에는 많은 이가 10∼20분간 긴 행렬을 이루고 서있다.

하지만 줄을 선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지루함을 느끼는 표정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도내 관광지 매표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통로펜스가 2∼3명이 나란히 통과해도 될 만큼 넓게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여서 각박한 느낌까지 주는 도내 관광지 통로펜스보다 2∼3배 넓은 펜스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기댄 관광객들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유람선을 기다린다.

인식 전환을 통해 실천한 작은 배려가 별다른 투자 없이도 도시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편리함과 깨끗함을 추구하는 작은 배려는 상가지역에서도 발견된다.

상가 밀집 건물의 개별 간판은 사람 머리 위 50여㎝에 보기 좋게 나열돼 있다.

좌우로 고개를 돌려 살피지 않아도 되는 작은 간판들은 통일된 느낌을 주면서도 이용자를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보기 좋고 편리한 간판 자체가 도시 경관을 꾸미는 주요 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는 다양한 모양의 쓰레기통이 눈길을 끈다.

쓰레기통 중 일부는 높이 차이가 있는 2개가 나란히 설치돼 어린아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쓰레기통에 담뱃불이 옮겨 붙어 타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밀폐형으로 설치된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도 ‘깨끗하고 작은 배려’로 평가할 수 있다.

#70년 후를 내다본 공공디자인

1937년 완공된 금문교(Golden Gate Bridge)는 지금도 그 경관과 규모로 연간 9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모으며 상업도시로 발달한 샌프란시스코에 관광도시의 기능도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통행량으로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는 등 다양한 효용성을 자랑하고 있다.

70년 전만 해도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의 막대한 자본이 들어갔으나 완벽한 시공을 통해 수십년째 명물로 자리하며 사람들에게 편리함과 경제성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금문교가 지금의 샌프란시스코를 만든 일등공신’이라는 데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자유 속에 합의된 경관규제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 자문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 ‘일정한 경관규제’이다.

이는 일정한 각 지역 특성에 맞는 가이드라인과 관리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강력히 시행해야만 난개발과 방치로 인한 경관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언덕과 조화롭게 늘어서 있는 아기자기한 집들, 히피 문화와 언더그라운드 문화, 각각의 지역과 구역마다 유서 깊은 건물들을 파괴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형성된 현대적 모습의 사무실에서 ‘일정한 경관규제의 필요성’을 볼 수 있다.

물과 언덕, 요트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금문교 주면 주택가의 경우 각 주택마다 색채가 정해져 있고 관리가 소홀하면 가차 없이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같은 규제는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서부인들이 기꺼이 합의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글·사진=이규호기자 hogu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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