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강원을 디자인 하자]<5>변화하는 강원

자연과 어울리게 색칠하다

강원의 도시와 산하가 새 모습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강원일보의 ‘강원을 디자인하자’ 연중 기획보도와 도의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0여개월 만의 결과이다.

시·군은 10개월 전만해도 조심스럽게 ‘강원 디자인’을 시작했지만 이제 디자인을 화두로 삼고 있다.

예전 같으면 ‘쓸데없는 짓’으로 비춰질까 봐 엄두조차 못 냈던 도시경관, 생태 공간 디자인 등이 ‘디자인 강원’이라는 주민들의 공감대 속에 과감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기존 사업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는 지역이 느는 등 디자인 방법도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군에서는 아직도 ‘경관가꾸기’만을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로 생각하는 등 지역 간 차이가 생기고 있다.

# 주민들 동참에 확 바뀐 강릉

강릉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디자인에 집중했다.

지난해 봄부터 공공디자인 전문가를 초빙해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하는 등 ‘공공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리하고 감각을 익혔다.

과감한 행정 집행과 주민들의 동참은 변화하지 못했던 경포관광지가 획기적으로 변하는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 경포관광지에는 대형 호텔 등 관광시설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강릉시의 경포 디자인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여 투자유치 효과까지 낳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또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가 단순히 ‘보기 좋은 강원’을 만드는 차원을 넘어 경제효과까지 가져오는, 무한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강릉시가 지난해 실시한 경포대 해안·송림 내에 난립해 있던 불법 건축물 철거는 경포관광단지의 이미지를 수십년 만에 확 바꿔놓았다.

경포관광지의 공간 활용 여유가 커져 ‘세계적 관광지’로의 디자인이 가능해진 것이다.

강릉시는 이 같은 분위기를 살려 경포관광지뿐 아니라 노암동에 강릉단오 산림공원을 조성, 갑갑한 도심 속에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 기업이 함께 디자인하는 정선

검은 폐광지에서 관광지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에는 지난해 9월 명물이 하나 더 생겨났다.

강원랜드가 ‘아름다운 강원랜드 만들기’ 차원에서 기존 호수 내에 높이 12m, 폭 36m의 대형 워터스크린과 빔프로젝트, 레이저시스템 등으로 ‘음악분수’를 설치, 환상적인 밤 풍경을 연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이원리조트는 5억6,000만원을 들여 스키장 입구 광장을 정원처럼 정리했다.

정선군도 검은 폐석이 흘러내리던 사북읍 지장천 주변에 나무를 심어 푸른 빛이 감도는 언덕으로 바꾸었고 북면에는 아우라지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했다.

검은 이미지였던 정선군이 ‘녹색 정선’으로 디자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모습들은 강원랜드와 정선군 전체의 이미지를 높이며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에 대한 지역 기업, 주민들의 동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 바다와 마을이 조화이룬 삼척

삼척시 근덕면 장호1리는 디자인되기 전만 해도 특색 없는 평범한 어촌에 지나지 않았다.

삼척시는 지난해 이 마을을 푸른 바다와 잘 어울리는 색으로 확 바꾸고 있다.

해안에 들어서 있는 집 지붕을 밝은 색으로 바꾸자 멀리서 바라본 마을은 이국적 풍경을 연출하게 됐다.

여기에 마을 진입로에 대한 조경공사를 실시하고 어구 보관장소를 만들어 어지럽던 항포구를 정리하자 마을은 겉모습뿐 아니라 내부까지 깔끔하게 변했다.

마을이 변하자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며 어민들의 소득도 좋아지고 있다.

삼척시는 올해 해안산책로와 페르골, 지압보도 등을 갖춘 해양 전망대를 만드는 등 ‘장호마을 디자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삼척시는 또 지역 내 모든 공중화장실을 ‘감동을 주는 화장실’로 디자인하는 사업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 친환경 디자인 추구하는 횡성

횡성군은 지난해 갑천면 병지방리의 도로 1㎞를 폭 4㎞의 황토길로 만들었다.

주변 숲과 어울리는데다 길을 지나는 사람과 동물들에게 상쾌함까지 선사하는 ‘생태도로’를 만든 것이다.

우천면 두곡리에는 폭 6.5m, 길이 22m의 생태이동로를 만들었고 횡성읍 교향리∼남산리 간 전천제 산책로를 친환경 산책로로 조성하는 등 횡성군은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생태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이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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