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강원을 디자인 하자]<7>디자인의 틀 ‘제도’의 진화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는 강원도의 ‘모든 것’을 디자인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김진선 지사는 지난해 5월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지금부터 모든 것을 디자인한다면 30년 후에는 세계 최고의 아름다움에 편리함과 효율성을 갖춘 강원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지사는 또 지난 4월 시장·군수회의에서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를 단순히 도시가로 가꾸기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공간 활용 계획, 생활 등 모든 것에 적용돼야 한다. 도시계획, 경관계획 등 제도부터 정비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전문가 그룹인 디자인 강원 자문단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이다. 도는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며 경관법 국토계획법 등 제도에 근거한 ‘틀’을 만드는데 주력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 같은 성과가 시·군으로 퍼져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에 추진력을 불어넣어야 할 시기이다.

■경관형성제도 정비

도는 10년전 16개 시·도 가운데 최초로 ‘경관조례’를 제정했고 최근에는 이를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와 지난해 제정된 경관법에 발맞춰 전면 개정했다.

개정된 조례에서는 도시 디자인의 개념을 “도시 공간을 안전하고 아름답고 편안하게 재편하기 위해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인공 시설물의 색채·형태·소재·조명·주변 경관과의 조화성 등(중략)…도시의 디자인에 대한 계획 및 사업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경관과 관련된 제도 정비를 통해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의 개념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이 조례에서는 경관 보호와 형성을 위한 유형별 특성화 계획, 공공시설물 디자인 연출계획, 건축물 디자인과 야경계획, 색채계획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의 범위를 제도 정비를 통해 차단한 것이다.

원주시도 이미 이 같은 방향으로 자체 경관조례를 개정했으며 춘천과 강릉 동해 홍천 횡성 정선 화천 양양 등도 개정을 추진 중이다.

도는 이 조례를 바탕으로 다음 달에는 경관을 고려한 인·허가 기준 지침안을 마련해 9월부터는 모든 사업에 적용할 방침이다.

공공디자인의 개념이 강조된 도시 재정비를 위한 공공재정비촉진조례도 제정됐다.

이 조례에는 재정비(재건축) 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와 전문가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도시재정비촉진지구의 주택 밀도, 토지 형태, 주택 접도율 등을 완화해 디자인 개념에 반영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혔다.

디자인 개념이 가미된 강원도형 경관도시 형성을 위한 도시계획 심의 기준도 마련된다.

이 기준에는 시가지와 농촌 해안 산촌 등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춘 건축물 높이, 스카이 라인, 공공시설물 등의 형태, 위치, 색채, 건폐율, 용적률 등이 제시될 예정이다.

최흥집 도 기획관리실장은 “도에서 마련하거나 정비한 디자인 관련 제도를 시·군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는 잘 갖춰진 제도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보다 강하고 길고, 과감하게 추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도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 추진

제도 정비는 이미 그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제도 정비를 통해 방향을 잡은 디자인 프로젝트가 종전에는 개별적으로 추진됐던 사업을 포괄적으로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의 파급 효과를 위해 추진되는 강원도형 경관벨트 구축이다.

강원도형 경관벨트는 △동계스포츠벨트 △홍천∼설악권벨트 △동해안벨트 △경춘가로벨트 등 4대 벨트이다.

이 가운데 동계스포츠벨트와 홍천∼설악권벨트는 최근 추진 계획이 마련돼 올 하반기부터는 사업이 시작된다.

동계스포츠벨트는 영동고속도로와 국도 59호선의 가시권을 중심으로 원주∼횡성∼평창∼정선∼강릉의 총면적 1,230㎢가 사업 대상 공간이다.

이 벨트 구축은 각 시·군별 특색없이 획일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주 횡성지역은 음(音)과 화(花), 정선 평창지역은 녹(綠)과 광(光), 강릉 지역은 수(水)를 소재로 디자인된다.

음 지역은 따뚜(세계군악제), 한지 및 치악문화제 등에 기초한 음악과 축제의 도시로 형상화되는 등 각 지역별 특성에 맞춘 사업이 추진된다.

동계스포츠벨트내에서 경관을 해치고 있는 비닐하우스와 방치된 농경지 등은 ‘강원도형 경관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정비된다.

홍천∼설악권벨트는 국도 44호선과 46호선의 가시권을 중심으로 홍천∼인제∼양양∼속초∼고성의 67개 마을 1,371㎢가 사업대상 공간이다.

이 벨트 역시 물과 향기, 푸른 산악 여행, 해양관광, 크루즈의 도시 등을 테마로 한 음 화 녹 광 수 지역으로 디자인된다.

도는 각 지역을 경관보전지구와 경관형성지구, 경관중점정비지구, 조망점 등으로 나누어 보전과 개발을 조화 시킬 방침이다.

고성∼삼척간 7번 국도 및 동해고속도로 주변 가시권을 대상으로 하는 동해안벨트 계획 수립은 현재 마무리 단계이다.

의암교∼경강교간 46번 국도 주변 가시권이 대상인 경춘가로벨트는 춘천시 경관계획에 반영되고 있다.

이규호기자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